[눈높이 재테크-증권] 증권사들 위탁증거금 잇단 인하

증권사들이 위탁증거금 비율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 일반투자자의 주식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위탁증거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살때 지급보증용으로 증권사에 예치하는 돈이다. 그런 만큼 위탁증거금률을 낮추면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많은 주식을 외상으로 매입할 수 있게 된다. 미수금을 이용할 수 있는 한도가 많아지기 때문에 상승장에선 자금운용의 폭이 넓어지지만 자칫 잘못하면 계좌가 '깡통(빈털털이 계좌)'이 될 위험도 있다. 대형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들도 위탁증거금률을 잇따라 인하하는 추세다. 지난달초 이후 불과 2개월만에 10여개 증권사가 증거금률을 낮췄다. 증거금률 인하는 거래소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40%)은 그대로 유지한채 코스닥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50%에서 40%로 낮추는 경우가 가장 많다. 증권사들은 이제까지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커 외상매매 범위를 거래소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여 적용했으나 최근 코스닥에 개인투자자가 몰리자 이같이 바꾸고 있다. 삼성.메리츠.서울.동부증권 등이 이같이 증거금률을 조정했다. 한빛.신한증권은 지난달에 코스닥 증거금률을 40%로 낮췄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증거금률을 함께 내리는 증권사들도 적지 않다. 현대.대우.대신.신흥.현대투신증권 등이 50%에서 40%로 인하했다. 특히 하나증권은 그동안 외상거래를 허용치 않았으나 이달부터 증거금(비율 40%)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또 동부증권과 키움닷컴은 위탁증거금 비율 40% 가운데 현금 20%, 대용주식 20%이던 것을 현금 10%, 대용주식 30%로 전환했다. 이렇게 되면 보유 주식에 비해 현금이 적은 투자자들도 보다 많은 외상 투자를 할수있다. 이같은 증거금률 인하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매수 여력은 일단 커졌다. 증거금률이 50%일 때는 1백만원의 주식을 사려면 50만원의 증거금이 필요했지만 이젠 40만원만 있으면 된다. 물론 매매체결 3일째 이뤄지는 대금결제 때엔 미수금 금액만큼을 입금하거나 보유주식을 팔아야 한다. 최근 증거금률 인하에 따른 외상거래 확대로 미수금 규모가 1조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증거금률 인하는 주식을 쉽게 살 수 있는 '약'이 되지만 자칫 무리하게 이용하다간 투자금을 몽땅 날리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