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산책] 증시상열지사

요즘 TV드라마를 통해 베일이 벗겨지고 있는 고려인들은 정열이 넘쳐나는 것 같다. 넘치는 정열은 남녀관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훗날 고려조의 간판을 내린 조선조 지식인들이 고려인의 노래를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라고 몰아세웠을 정도다. '남녀가 서로 즐기는 노래'라는 뜻이다. 고려속요 대부분이 평민층에서 불려진 데다 남녀 간의 뜨거운 사랑을 읊은 게 많아서다. 한국경제에 '증시상열지사'가 메아리친다. 날로 뜨거워지는 주식시장이 남녀간 불타는 사랑과 흡사하다는 얘기가 많다. 증시상열지사의 주인공은 주가와 경기.주가가 꿈에도 그리던 경기(실적)회복을 만났으니 열광하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처음엔 '아직은 이른게 아닐까'하고 의심도 해봤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져 가고 있다. 계절도 새 싹을 틔우는 봄이 아닌가.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