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株價 900 넘던 날] 뜀박질 證市..."이젠 실적장세다"..향후 전망

서울 증시가 2년만에 '종합주가지수 900' 시대를 다시 맞이했다. 지난 20일 이후 4차례에 걸친 장중 돌파이후 지수 900의 벽을 뛰어 넘었다. 증시 주변에서 지수 900선을 기대이상으로 빨리 돌파한 것에 대해 단기급등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 지수대는 아직 현기증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며 "4월부터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계기로 삼아 올 상반기중으로 지수 1,000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현 상승장의 최대 주역인 투신 등으로의 자금 유입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데다 외국인들의 매수전환 등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 900 돌파의 주역은 기관 =지수 900 돌파의 일등공신은 단연 기관 매수세다. 투신등 기관은 이번주에만 4천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순매수를 통해 880선에서 지수를 뒷받침하면서 900 돌파를 주도했다. 기관이 이처럼 장세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주식형 펀드로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이다. 주식편입 비중이 60∼95%인 순수 주식형의 경우 개인자금이 밀려들면서 투신권 전체 수탁고가 하루 1천억원씩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관의 '실탄 보충'에 따른 기관화 장세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며 앞으로 그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은행 보험 연기금 등 대규모 기관들이 운용 자금중 주식에 편입하는 비중은 10%에도 채 못미치고 있다"며 "연내 현 수준보다 2배 정도는 주식 투자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 매수세와 함께 외국인들이 순 매수로 돌아설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최근 4일 동안에만 4천2백56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27일 소폭이긴 하나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900 돌파의 조연 역할을 맡았다. 장동헌 SK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외국인들의 매도는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에 국한된 것으로 편입비중 조정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것 같다"며 "5월말 MSCI 지수 편입 조정을 계기로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을 올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 향후 전망 및 대응전략 =전문가들은 지수가 900을 돌파해 증시의 체력을 재확인함으로써 투자 심리가 한층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있더라도 조정의 골은 깊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투신 장 본부장은 "올 2월까지 5개월 연속 월봉 양봉이 나타나 3월에는 조정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최근 증시의 힘은 이같은 과거 관념과는 맞지 않는 양상"이라며 "향후 소폭 조정은 있을 수 있으나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TB 장 사장은 "단기과열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주가수준을 보면 과열이 아님을 알 수 있다"며 "빠르면 월드컵대회 이전에도 지수가 1,000을 넘어 3분기께에 1,2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수가 지난해 테러사태 당시 450선에서 900선까지 상승한 것이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였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인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부터 국내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증시의 고점을 한단계씩 높여가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향후 증시의 매기도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 △업종 대표주 △실적 호전 중소형주 △수출 관련주 등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