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감성을 공략하라 .. '감성 디자인 감성 브랜딩'

미국 애플사는 지난 99년 오렌지색의 투명한 곡선을 살린 아이맥 컴퓨터로 그해 4·4분기 제품관련 단위당 성장률을 동종업계 평균치의 2.5배로 높였다. 또 미국의 최대 양초 제조회사인 블리스 인더스트리는 향기나는 양초를 생산,90년대 초반 이후 매년 10∼15%씩 성장을 거듭했다. 이처럼 제품의 품질보다는 감성이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시대다. 포장에서 소리가 나는 일본 나구사키아 메라 찬의 초콜릿,안정감과 신뢰감을 상징하는 IBM의 파란색 제품,연어색 종이를 사용한 뉴욕의 '옵서버'지와 런던의 '파이낸셜 타임스',새로운 섬유의 신축성을 강조하기 위해 매장 한켠에 고무 밴드를 비치했던 바나나 리퍼블릭의 의상 컬렉션 등이 그런 사례다. '감성 디자인 감성 브랜딩'(마크 고베 지음,이상민 옮김,김앤김북스,1만6천원)은 감성이 지배하는 시대의 브랜드 전략,즉 소비자와의 감성적 연결 및 이를 위한 브랜드 관리를 강조한다. 미국에서만 e브랜드를 빼고도 매년 3천개 이상의 새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기업과 소비자의 인간적 감성적 연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감성적 브랜딩 전략은 상품의 디자인이나 광고뿐만 아니라 로고 포장 매장구성 웹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것은 단지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성적으로 즐겁고 친밀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국 북동부의 신생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항공료는 비싸지만 산뜻한 가죽 시트와 세련된 실내장식,24개의 TV채널,프라다 스타일의 파란색 승무원 복장 등으로 단순한 운송수단의 이미지에서 벗어난다. 이처럼 감성적 브랜딩은 소비자에게 특정한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소비자와 상품,소비자와 기업을 잇는 연결통로가 된다. 낯선 미각의 즐거움,부드러운 천의 감촉,익숙한 향취를 연상케 하는 냄새 등의 감각적 경험은 그 어떤 것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같은 감성 브랜딩의 과정을 관계 형성,감각적 경험,상상력,비전이라는 네가지 중심축으로 설명한다. 코카콜라 질레트 랑콤 고디바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세계 유명 브랜드의 감성적 브랜딩 사례도 소개돼 있다. 감성 브랜딩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감성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과의 친밀한 접촉과 관계 유지가 기본이다. 때문에 세대별 성별 집단별 인구특성에 상응하는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그 다음엔 다양한 감각적 요소를 활용해 풍요롭고 상상력이 넘치는 브랜드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차례다. 브랜드 경험이야말로 고객의 브랜드 선호도와 충성도를 형성하는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감성 브랜딩은 또 제품 디자인과 포장 매장구성 광고 등에서 소비자를 계속 놀라게 하고 기쁨을 주는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아울러 끊임없이 브랜드를 개선,재정립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