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만능시대] 모바일 SI : 농심..재고파악서 발주까지 PDA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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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모바일 오피스"(mobile office,이동사무실)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그룹 차원에서 모바일 오피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오피스란 PDA(개인휴대단말기)나 노트북PC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Anytime,Anywhere) 회사망에 접속,필요한 정보를 내려받거나 올릴 수 있게 하는 업무환경.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나면 굳이 회사에 들어가지 않고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현장으로 출근하고 현장에서 퇴근하면 그만이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모바일오피스를 활용해 업무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농심과 삼성캐피탈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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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영업사원들은 동료를 만나면 "야~ 몇년만이냐"고 묻곤 한다.
같은 부서에서 일하면서도 일주일만에 만나기도 하고 보름만에 얼굴을 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초 "영업혁신시스템"이라는 일종의 모바일오피스가 구축된 이후 현장으로 출근하고 현장에서 곧장 퇴근한다.
어쩌다 칭찬을 받거나 회의를 할 일이 생겨야 회사에 들어간다.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은 PDA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돼서다.
농심은 지난해 영업사원과 대리점 사장 1천여명에게 PDA를 지급했다.
그냥 PDA가 아니다.
이동통신망을 통해 회사 네트워크에 접속할수 있는 PDA이다.
이들은 이 PDA로 물류거점의 제품별 품목별 재고현황과 거래선의 여신한도 등을 파악해 현장에서 주문을 낸다.
농심은 이 시스템 정착으로 영업사원들이 현장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 3~4시간 길어져 영업사원을 50% 가량 늘린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물론 처음에는 관행대로 인트라넷이나 전화 팩스로 발주하는 사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PDA를 이용해 영업점에서 곧장 발주하는 현장주문의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이처럼 현장에서 주문까지 할 수 있게 되면서 거래선들도 반기고 있다.
예전에는 당장 물건을 채워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서도 "회사에서 결재를 받아 내일 알려주겠다"는 말을 듣곤 했다.
지금은 다르다.
주문을 즉석에서 처리해줘 물건이 없어 못팔거나 지나치게 많은 재고를 안고 있어 손해를 보는 경우가 없어졌다.
농심은 영업혁신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자동집금시스템도 구축했다.
자동집금이란 거래선의 계좌에 돈이 있으면 자동으로 가져오고 돈이 부족할 때는 은행(한빛은행)에서 자동으로 대출하게 해 그 돈을 가져오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이 가동된 뒤엔 영업사원들은 수금하러 다닐 필요가 없어졌고 거래선측에서는 돈이 바닥나 영업사원에게 통사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농심은 PDA를 이용한 현장영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올해는 대리점 판매사원들에게도 3천대 가량의 PDA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11만개에 달하는 전국 소매점에서 판매 데이터를 리얼타임으로 입력,이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별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고 물동량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게 된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