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조정' 가능성 높아..주가 너무 숨차게 달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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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종합주가지수는 19.75포인트(2.21%) 급락하며 880선이 무너졌다.
거침없이 내달려온터라 숨도 차오르고(고객예탁금 감소) 다리도 무거워(단기급등 부담)보인다.
등에 진 짐(매수차익거래 잔고)도 부담스럽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현 상황이 '오버페이스'는 아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고객예탁금은 줄어들고 있으나 지난주 LG카드 공모주청약에 4조원 이상 이 몰린 점을 감안하면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는 분석이다.
주식형 수익증권에도 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무거운 짐 털기=이날 지수하락의 주범은 매수차익 거래잔고.지난달 29일 현재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1조1천8백41억원.지난해 12월7일(1조1천8백85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900선 돌파에 수차례 실패하면서 옵션 만기일 부담을 느낀 기관들이 일단 물량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은용 한화증권 선물영업팀장은 "지난주 시장베이시스가 0.5포인트 벌어졌는 데도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가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의 운용자금이 지수 900을 앞두고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어 매수차익 거래잔고가 7천억원 수준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날 매수차익 거래잔고는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황정현 현대증권 선임연구원도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백워데이션이 모처럼 발생했다"며 "이는 900선을 쉽게 넘기 힘들어지자 그동안 프로그램으로 사들인 물량을 털어내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고점 냄새는 나지 않는다=전문가들은 깊은 조정이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기급등한 옐로칩들이 지난주부터 자연스레 조정에 들어갔으나 삼성전자 등 수출주들이 시장을 지탱해 주고 있다.
박 팀장은 "대부분의 옐로칩은 5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진 뒤 20일선 지지여부를 시험받고 있다"며 "하지만 현대차 삼성전자는 5일선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3월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5.2% 감소한 1백33억9천2백만달러(통관기준)를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현대차등 수출관련주나 삼성전자는 매도바스켓에서 빼놓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시 옐로칩은 이익실현하면서도 향후 추가상승에 대비,수출주나 삼성전자는 장기보유한다는 전략이다.
주식형 수익증권으로의 꾸준한 자금유입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25일 7조9천억원 수준이던 주식형 수익증권잔고는 3월29일 현재 8조2천억원대로 높아졌다.
장동헌 SK투신운용 본부장은 "기존 가입자들의 환매가 조금씩 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수가 급상승해 자금집행을 미루고 있던 연기금 등이 850선에서 대기하고 있어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