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출마회견] "좌파정권 막겠다"..민주당 "시대착오적"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3일 "지금 급진세력이 좌파적인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를 정면 공격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시대착오적 망발이다.대통령 후보자질이 없다"고 집중 성토,여권의 이인제 노무현 후보간 '색깔 논쟁'이 여야간 이념공방으로 본격 점화되고 있다. ◇좌파적 정책을 펼때가 있었다=이 전 총재는 이날 당 대선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정권은 잘한 적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안정을 희구하는 국민의 마음에 맞지 않는 좌파적 정책을 펼때가 있었다"며 현 정부를 '좌파적 정권'으로 규정했다. 그는 또 "변화와 개혁의 큰 흐름은 잘못된 감각과 역사인식에 의해 잘못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너무 급하게 급진적으로 나라의 기본틀과 구조를 깨는 방향으로 가는 방법은 매우 위험하다"며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전 고대 정경대 초청강연회에 참석,"볼셰비키 혁명과 나치출현 등은 당시 대중의 간절한 바람과 소망이 바탕이 됐으나 방향을 잘못잡아 역사를 거꾸로 가게하고 인류를 고통과 파괴로 몰았다"고 지적한 뒤 "변화의 방향과 바람이 제대로 가도록 국민이 감시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대착오적 망발이다=민주당 지도부는 이 전 총재의 발언에 대해 자극적 용어를 총동원,성토에 나섰다. 김영배 대표직무대행은 "우리 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중도개혁 노선을 정강정책에서 분명히 천명하고 있다"면서 "그런 우리 당과 국민의 정부에 대해 몰상식한 발언을 하는 것은 대통령 후보의 자질에 결함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들을 군에 보내면 좌파고,안보내면 우파냐"(이미경 제3정조위원장) "원정출산을 안하면 좌파냐"(송석찬 의원)는 등 인신공격성 발언이 이어졌다. 이낙연 대변인도 논평에서 "지지율 하락에 따른 조급증의 반영이며 시대착오적 망발"이라고 가세했다. 노무현 후보는 "그러한 수구적,냉전적 의식은 본인과 당은 물론 나라에도 불행한 일"이라고 비난했고,이인제 후보도 "좌든 우든 극단적 이념을 가진 정권이 탄생하면 한국의 미래가 불투명해진다"며 이 전총재와 노 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김형배·김병일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