畵壇에 피어난 봄.봄.봄 .. '천변만화-봄이야기'展

"나는 자연과 사랑을 한다. 아니 연애를 한다. 자연은 남자,화가는 여자.자연이 잉태시켜 줘야 생명을 낳는다.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을 그리는 것이야말로 화가의 숙명적 책임이다"(서양화가 김종학 노트 중에서) 화창한 4월.세상의 봄을 그림 속에 담은 기획전 '천변만화(千變萬花)-봄이야기'전이 12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펼쳐진다. 도상봉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등 일제 식민치하에서 태어나 근대미술 1세대 작가들을 비롯해 중견작가인 고영훈 정종미 도윤희 정광호,그리고 디지털 세대인 양만기 홍장오 등 3세대를 망라한 작가 18명이 다양한 목소리로 봄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산천의 봄' '심상(心想)의 봄' '천변만화-꽃이야기' 등 세 테마로 꾸민다. '산천의 봄'은 김병기 김환기 도상봉 박고석 박수근 장욱진 등 원로작가 및 작고화가들의 구상작품들이 출품된다. 힘찬 붓질 속에 세월의 경륜이 녹아있고 때론 화사한 색채로 인생의 심오함을 노래하는 작품들이다. 장욱진의 '마을' '풍경',김환기의 '항아리' '새'에는 격동의 인생을 지낸 작가들의 어린아이 그림같은 밝고 경쾌한 심성이 담겨있다. 특히 국내 최고 인기작가인 박수근의 60호 대작인 '꽃피는 마을',50호크기의 '빨래터',6호크기의 '그림 그리는 소녀',3∼4호크기의 '나무와 여인' 등 네 작품이 선보여 주목을 끈다. 이중 '꽃피는 마을'과 '그림 그리는 소녀'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심상의 봄'은 봄에 대한 심상의 느낌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추상작품들을 모았다. 60∼70년대 한국과 일본의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미쳤던 곽인식을 비롯해 박영남 전병현 정종미 등 4명의 작가가 색으로 봄의 리듬을 풀어낸다. 마지막 '천변만화-꽃이야기'는 회화에서부터 디지털 조각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망라해 작가들의 실험정신을 살펴보는 자리다. 고영훈 김종학 도윤희 양만기 엄정순 이대원 정광호 홍장오 등이 꽃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화려한 색채로 상처를 치유하는 꽃(이대원 김종학),시간과 인생을 관조하는 꽃(도윤희),유혹을 상징하는 꽃(고영훈),디지털 꽃(양만기) 등 꽃잎의 이면에 깔린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았다. 28일까지.(02)720-1020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