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실속 없는 기업정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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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사와 기업정보화지원센터가 실시한 '2001년 기업정보화 수준평가'에서 한국기업의 81%가 아직 '기업내 정보화'내지 그 아래 단계인 '기능 및 업무정보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화 성숙도가 '기업간 정보화'나 '지식정보화' 단계로 높아져야만 본격적인 산업경쟁력 향상이나 부가가치 창출로 연결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 기업의 정보화가 아직 그런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듯 기업의 정보화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부문은 정보화의 응용과 활용이다.
정보화 설비에 대한 평점은 1백점 만점에 65.64점을 기록한 반면,응용은 42.27점, 활용은 42.35점에 불과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 등 정보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을 갖췄으면서도 기업내 또는 기업간, 기업과 고객 사이의 정보유통과 활용이 미흡해 매출증대와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보화 응용과 활용이 미흡한 주된 이유가 마인드 부족, 직원에 대한 교육소홀, 취약한 정보화 조직 등이라니 이분야에 대한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정보화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일이다.
매출액에 대비한 한국기업의 정보화 투자는 지난해 1.29%로 미국기업의 1.67%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았다.
직원 1인당 정보화 투자액도 7백31만원으로 적지 않은 편이지만 1인당 교육비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보화 교육 예산이 아예 없는 곳이 60%나 되고,대기업도 20만원 이하로 잡아두고 있는 곳이 48%나 된다고 하니 정보화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선 교육투자 강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다.
산업부문별로는 GDP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업의 정보화 수준이 47.74점으로 금융(55.88점)이나 유통·서비스(50.30점)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부품이나 원자재 조달과 하청생산 등에 있어서 국내기업 사이는 물론이고 국제간 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마당에 국내 제조업의 정보화 단계가 '기업내 정보화'수준에 머물러선 곤란한 일이다.
이밖에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이 대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져 기업간 정보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정보화의 성숙도를 높여나가는 1차적인 책임은 기업에 달려있다고 하겠으나 정보화를 통한 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는 세계적 추세이고,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도 각별한 관심과 제도적인 뒷받침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