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제 리포트] '식을 줄 모르는 FX사업 논쟁'

정부가 추진중인 'FX 사업'(차기전투기 도입사업) 기종 최종 결정을 앞두고 인터넷 사이트가 뜨겁다. 6조원이란 막대한 국민 세금이 지출되는 국책사업이란 중요성과 함께 선정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의혹과 폭로 사건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미국의 F-15기로 사실상 결정이 났음에도 네티즌들의 관심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특히 1차 선정에서 F-15기에 밀린 라팔 전투기를 제조하고 있는 프랑스의 다쏘사가 선정 결과에 불복, 서울지방법원에 FX사업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사태가 법정까지 비화되는 모습이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클린FX'란 사이트(www.cleanfx.net)를 만들어 F-15 내정철회와 조작의혹 규명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사이트를 방문한 이승재란 네티즌은 '좀 당당해집시다'란 글을 올렸다. 전투기 성능과 기술 도입에 있어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F-15기로 결정이 된 것은 미국 정부의 입김 때문이라는 '음모설'에 입각한 촌평이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의 관련 기사에도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이 나타나 있다. '차기 전투기 놓고 자주파-친미파 대립'이란 기사 밑에는 70개가 넘는 독자들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모씨'란 이름으로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프랑스 역시 고속철도 수주와 병인양요 때 빼앗아간 우리나라 유물을 맞바꾸려 했다'며 양비론을 펼쳤다. 또 다른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뉴스보이(www.newsboy.co.kr)에는 'FX사업 포기하지 마세요'란 기사가 눈에 띈다. 프랑스 다쏘사가 수주를 포기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가자 네티즌들이 반대하고 나섰다는 내용이다. 라팔의 홈페이지(www.rafale.co.kr) 게시판에도 수주 포기를 만류하는 네티즌들의 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청개구리'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1차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포기하면 안된다'라며 마지막까지 다쏘사가 최선을 다해 주길 바라는 의견을 남겼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다음(www.daum.net)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슈를 논하자'라는 코너에서 국방부 대변인은 '프랑스는 라팔 기종 이후 전투기 개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지식포털을 표방하고 있는 이슈투데이(www.issuetoday.com)에는 경기대 김재홍 교수가 '미국이 첨단무기의 판매허용 폭과 실질적인 기술이전을 나라마다 다르게 적용해 온 것도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부분'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FX사업과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시민의 한 권리다. 하지만 적지 않은 네티즌들이 노골적으로 반미를 표방하며 거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논쟁은 뜨거울수록 좋지만 의견을 제시하는데 필요한 냉정한 분석과 논리적인 주장,예의있는 어투가 모자란 것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