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박승 한국은행 총재님께 .. 姜萬洙 <디지털경제硏 이사장>

박승 신임 한국은행 총재의 '한은 독립에 대한 평소 소신과 농부에서 총재가 되기까지 인생역정'에 관한 어떤 일간지의 보도에 중앙은행에 관한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말씀대로 '사회생활을 정리할 나이'에 '덤'으로 한은 총재라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을 축하드리면서,현행 한국은행법 개정에 참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중앙은행의 진정한 독립과 발전을 위해 입법과 관련된 몇가지 사실들을 설명드립니다. '한국전쟁 때 불 타 없어졌다'고 전해진 한국은행 설립의 준거였던 소위 '블룸필드 보고서'를 198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도서관에서 찾았습니다. 전해진 것과는 달리 '부당하고 자의적인 정치적 압력과 간섭'으로부터의 독립과 동시에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정부우월 원칙'을 인정하고,금통위는 '한은 내부기구'가 아니라 미국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같은 '한은 상위기구'로 권고했습니다. '중앙은행 독립투쟁'이 한창이던 1989년 재무부와 한국은행의 합동조사단이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서독 5개국을 시찰한 결과,통화에 관한 권한은 '정부(미국은 입법부인 연방의회)에 최종 귀속'되며,정부로부터의 '완전 독립'이 아니라,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우월권'이 장치돼 있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때의 한은법 전면개정은 위의 두 보고서와 IMF의 권고를 기초로 재경부장관의 예산권과 재의요구권을 규정했고,금통위는 한은 주장에 따라 '한은 내부기구'로 둔 것입니다. 먼저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지 말고 통화금리정책을 독자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한은법에 '국무회의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정부정책을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을 한은 총재에게 부여한 것이며,국무회의의 예비회의인 경제장관회의 참석 또한 '권한'이라 하겠습니다. 정부에는 '금융통화에 관한 중요한 정책을 수립하는 때에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견'을 듣도록 의무도 뒀습니다.경제장관회의에서 한은 총재가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 '재경부가 보유한 한국은행에 대한 예산권을 미국처럼 국회로 넘기든지,기획예산처로 이관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한은의 예산권을 국회에 넘기려면 미국 FRB가 연방의회 소속의 '위원회제 연방행정관청'인 것과 같이 금통위를 행정부에서 독립된 국회소속 중앙행정관청으로의 개편이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금통위에 예산권이 주어진 것은 재무부장관이 금통위 의장인 경우 사실상 2중 승인이 돼 그랬던 것이고,1998년부터 금통위 의장이 한은 총재로 넘어감에 따라 예산권은 정부로 환원된 것입니다. 독립의 상징인 대법원의 예산도 행정부가 편성하고 국회의 승인을 받는데 '화폐발행권'을 가진 중앙은행이 '내가 찍어 내가 쓰는' 예는 찾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의 행정행위인 예산승인을 헌법의 원칙에 따라 금융통화업무를 관장하는 국무위원인 재경부장관이 행사토록 한 것입니다. 기획예산처의 예산권을 위해서는 통화금융업무와 한국은행의 소관을 기획예산처로 옮기는 것이 선행돼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습니다. 끝으로 '재경부도 이런 사람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는 여러 군데 중 하나는 되겠지만 중앙은행 총재는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는 자리다'는 말씀입니다. 예산권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한은 총재 임명에 대해 재경부장관의 추천은 당연한 소관업무입니다만 지난번 개정 때 '국무회의'가 추천토록 한 것은 '금통위 위상'과 함께 '타협의 산물'이었습니다. 미국의 FRB 의장은 수시로 의회에 나가 증언하고 설득하며,행정부로부터 독립돼 있지만 백악관과도 꾸준히 접촉하고,재무장관과는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통화정책을 이끌어 나가며,'고립(isolation)'보다 '협력(cooperation)'에 충실하고,의회의 '감시(monitor)'와 '질책(scolding)'속에 행정부와의 '끊임없는 접촉(continual contact)'을 통해 통화정책을 주도해 나간다고 FRB 스스로 말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중앙은행의 독립을 위해 결례를 무릅쓰고 중언부언했음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은행과 총재님의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mskang36@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