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 北 휴대전화 사업 참여 .. 국내 통신.장비업체들과 컨소시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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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서비스 및 장비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북한의 평양 시내 휴대전화 사업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북한내 이동전화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인 태국 록슬리사와 사업권 획득을 둘러싸고 경합을 벌일 전망이다.
9일 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을 비롯한 국내 통신서비스·장비업체들은 북한내 이동통신 사업권이 외국업체 손으로 넘어가면 통일 후 여러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컨소시엄을 구성해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으로 북한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컨소시엄엔 통신서비스 업체인 SK텔레콤 KT(옛 한국통신)와 CDMA 장비를 만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SK텔레콤은 실무팀을 지난해 10월 북한에 파견해 북한내 이동통신 사업 전망에 대해 시장조사를 벌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한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의 이동전화 사업권을 획득한 태국 록슬리의 서비스 방식은 남한의 CDMA와는 다른 유럽 GSM 방식"이라며 "록슬리가 평양지역의 사업권까지 얻으면 통일 후 한반도의 통합 통신망을 구축하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양지역은 서울처럼 고층 건물이 많지 않고 시가지도 복잡하지 않아 시뮬레이션 결과 이동통신망을 구축하는데 3백억∼4백억 정도밖에 들지 않을 것으로 추산됐다"며 "이 정도면 국내업체로서 충분히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정통부도 외국업체가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자가 되면 통일 후 자주적인 통신정책이 불가능해지고 사업권을 되사는데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라며 국내업체가 사업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정통부는 이런 입장에 따라 국내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돕고 북한측과 투자보장 문제를 협의 중이다.
북한의 이동통신 사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당서기처가 중심이 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에서의 이동전화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태국의 록슬리 퍼시픽사로 이 회사는 북한 조선체신회사와 합작해 동북아 전화통신사(NEAT&T)를 설립,나진·선봉지역에서 GSM 방식 이동통신 사업을 준비 중이다.
28년간 사업권을 보장받는 형식으로 진출했다.
록슬리는 기세를 몰아 평양지역에서도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뛰고 있다.
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