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어라운드株가 뜬다] 제일모직 : 1분기 경상익 99%늘어 305억

제일모직은 낡은 껍질을 벗고 비상중인 "구조조정의 모범생"이다. 지난 1997년 정보통신 소재산업에 진출했다. 직물사업 비중을 낮춰 성장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었다. 그후 5년이 지난 지금 여보란듯이 멋지게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구태의연한 "굴뚝기업"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굴지의 화학.소재업체로 변신한 것이다. 이제는 21세기 세계일류의 첨단 정보통신소재 기업으로 거듭나는 게 이 회사의 지상목표다. 물론 이러한 "환골탈태"에는 뼈를 깎는 노력이 뒷받침됐다. 지난 5년간 제일모직은 직물과 의류관련 37개의 사업부를 분사해 9백7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또 인력을 전반적으로 재배치해 1997년 말부터 모두 1천8백39명을 줄였다. 직물과 정보통신 소재 사업의 매출비중은 1997년의 23.3%와 1.3%에서 지난해말 각각 2.3%와 12.1%로 바뀌었다. 차입금도 5년전 1조1천1백21억원의 절반 수준인 5천4백75억원으로 줄어 들었다. 최근 발표된 올 1.4분기 실적을 들여다보면 화학 패션 인조대리석 전자재료 등 직물 사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 부분에서 실적 호조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제일모직의 "미래를 내다본 구조조정"이 뚜렷한 성과를 거뒀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이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5.6% 증가한 4천3백89억원,경상이익은 98.9% 늘어난 3백5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오는 3분기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던 화학 부문의 업황이 주요아이템인 ABS(고급합성수지)의 가격상승과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LG투자증권 송계선 애널리스트는 "ABS 수출단가의 상승에는 원유가 급등으로 인한 기술적 반등 측면도 있지만 양적인 측면에서도 ABS판매수량이 전년동기에 비해 30%나 증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복속도는 분명히 앞당겨지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 전망은 한마디로 "장미빛"이다. 송계선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과 화학부문의 업황 개선속도를 고려할 때 올해 실적은 당초 예상치인 1조8천4백28억원을 4%가량 웃도는 1조9천1백5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서는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수익성의 개선폭은 더욱 크다. 송 애널리스트는 "올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52.3% 불어난 9백3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실적은 사실 예상만큼 좋지 않았다. 매출은 1조7천3백60억원을 기록해 4.5%의 안정적인 성장률을 나타냈지만 판관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3.2% 감소했다. 하지만 작년 "성적"이 변변찮았다는 것은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의 기울기가 그만큼 가파르다는 얘기와도 일맥상통한다. 주가는 실적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올랐다. 지난 한햇동안 주가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38%)을 크게 웃도는 66%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주가가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9일 기준으로 연초대비 무려 93%나 주가가 뛰었다. 그런데도 증권사들은 앞다퉈 "매수" 추천을 쏟아내고 있다. 소용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4분기 매출액이 가장 낮고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좋아질 전망이어서 지속적인 실적호전이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으로 "강력매수"를 제시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