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방문교사] 재능도 살리고... 돈도 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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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빠알~간 사과,(손으로 사과를 깍는 흉내를 내며) 돌돌돌 깎아서 엄마가 접시에 올려줘요"
한솔교육 부천남지국 한글지도 방문교사인 이영미(32)씨.그는 하루의 절반을 너댓살 된 아이들 앞에서 "재롱"을 떨며 보낸다.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말도 잘 안 통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려면 관심을 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방에서 사탕을 꺼내 즉석에서 목걸이를 만들어주고 율동을 섞어가며 노래도 불러주면 정해진 수업시간 20분은 금새 지나간다.
5분 정도 학부모와 면담시간을 가진 뒤 곧장 다음 학생집을 찾아간다.
지난주 처음으로 한글을 읽기 시작한 해찬이네 집에 가는 길이어서 발걸음은 더욱 가볍다.
학습지 방문교사 일을 시작한 지 올해로 4년째.하지만 아이들이 글을 깨치기 시작할 때 느끼는 기쁨과 보람은 늘 새롭기만 하다.
주부들 사이에서 학습지 방문 교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약 10만명 정도의 학습지 교사가 활동하고 있다.
방문 교사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괜찮은 급여 수준에 자기 시간을 융통성 있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 분야이다 보니 일하는 보람이 크고 자신의 자녀 교육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게 매력으로 작용한다.
학습지 교사는 크게 가정방문 교사와 공부방 교사로 나뉜다.
가정방문 교사는 회원 가정을 일일이 찾아가 일정시간 동안 회원의 학습을 도와준다.
학부모와의 상담도 중요한 업무.보통 과목당 1주일에 한번씩 학생 가정을 방문해 약 10분간 1대 1로 지도한다.
유아를 가르치는 경우엔 시간을 최소 20분 쯤으로 넉넉하게 잡는다.
공부방 교사는 자기 집이나 일정 장소에서 회원을 그룹으로 분류해 지도한다.
전화통화로 학생을 가르치는 전화교사도 있다.
학습지 지도교사가 되기 위해서 특별한 자격을 갖출 필요는 없다.
통상 초등학생 학습지 지도교사는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유아용 학습지의 경우 전문대 졸업 이상 학력을 갖고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전공 제한도 없고 교사 자격증도 필요 없다.
연령제한은 대개 만 40세 이하다.
선발은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치며 일정한 연수를 받은 뒤 특정 구역을 맡아 회원을 배정받는다.
주로 방과 후인 오후부터 가정을 방문해 평균 6시간 정도 학생들을 지도한다.
사정에 따라 지도시간을 바꿀 수 있고 주 5일 근무가 대부분이다.
학습지 교사는 계약직이며 보통 1년마다 새롭게 계약한다.
하지만 1~2년 근무하면 일정 심사를 거쳐 정규직원으로 발령받을 수 있다.
보수는 철저한 성과급제.학습지 교사의 수입은 학생수와 과목수를 곱한 관리과목 수에 일정 수수료율을 곱하는 식으로 계산된다.
수수료율은 업체별로 조금씩 다르다.
근무 월수에 따라 수수료율이 차등 적용되고 성과 보수체계 등에도 차이가 난다.
대교 교원 웅진닷컴 JEI재능교육 등 주요 학습지 업체들의 수수료율은 대체로 최저 34~38%에서 최고 54~55%선.유아용 학습지 업체인 한솔교육처럼 회원당 지도시간이 보통 업체의 두배 정도 돼 관리과목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업체에선 수수료율을 타 업체들보다 10% 포인트 정도 높게 책정한다.
회사.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통 월 1백20만~1백50만원 정도는 무난하게 번다는 게 관련 업체측 설명이다.
지국별 팀장제,사업부 팀장제 등 각 회사별로 이름은 다르지만 관리자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이들은 직접 회원을 지도하는 것 외에 구역내 학습지 방문지도교사들을 관리하고 구역내 입회회원 실적을 늘리는 등 일을 맡게 된다.
보수는 일반 회원과 파트내 학습지 방문지도교사의 입금 총액에 비례해 일정액을 받는다.
대교 측은 사업부제 지구장의 경우 일반 학습지 교사인 "눈높이 선생님"에 비해 평균 1백30만원 정도 보수가 높다고 밝혔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