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나, 컴팩합병 '비상수단' 파문 .. 합병 무산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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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주총회에서 컴팩과의 합병 표결을 승리로 이끈 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HP)회장이 주총전에 일부 투자기관의 찬성을 유도하기 위해 '비상수단'을 강구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비상수단'의 구체적 내용이 드러날 경우 '컴팩과의 합병'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되는 '새너제이 머큐리뉴스'는 10일 피오리나 회장이 지난달 19일 주총에 앞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밥 웨이먼에게 음성메일(보이스 메일)을 보내 '비상수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핵심내용은 HP주식 수백만주를 갖고 있는 도이체방크와 노던트러스트의 투표향방을 걱정하며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피오리나 회장은 이 메일에서 "이들을 우리편에 서도록 모종의 비상수단을 강구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며 웨이먼에게 도이체방크측과 전화통화할 것을 요구하고 자신은 노던트러스트를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HP 대변인은 이 메일에서 피오리나 회장의 잘못을 암시하는 내용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우리는 부적절하게 행동한 적이 없으며 법정에서 이를 증명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월터 휴렛 등 합병 반대파들은 "음성메일은 합병성사를 위해 피오리나 회장이 부적절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증거"라며 이를 철저히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휴렛은 컴팩과의 합병에 반대하는 소송을 델라웨어 법원에 낸 상태여서 이 메일 내용이 재판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소송은 델라웨어 법원에서 오는 23일 심리가 시작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