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 해킹 악재에도 '건재'

휴맥스의 주가가 '해킹' 악재로 비틀대고 있다. 올 1?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해킹 충격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휴맥스는 전날보다 7.4% 하락한 5만2천원에 마감됐다. 외국인은 휴맥스의 최대 수요처인 유럽시장에서 셋톱박스의 불법 해킹문제가 대두된 데 대해 향후 성장성에 의문을 품고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초 52%에 달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43.66%(11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그렇지만 이같은 주가 약세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증권사의 시각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휴맥스는 해킹을 막는 다양한 카스(조건부 제어시스템)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불법해킹이 기승을 부리더라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미미할 것이란 게 담당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현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방송사업자가 해킹차단을 위해 카스인증을 더욱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군과 기술력을 보유한 휴맥스에는 오히려 후발업체와 격차를 벌일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적호조=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백25% 증가한 1천2백55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도 89.7% 늘어난 3백8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47.7%에 이를 만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2분기에는 저가제품과 원가율이 높은 방송사 직접공급제품의 비중증가로 영업이익률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KGI증권은 휴맥스의 경우 지속적인 외형성장과 원가율하락 등으로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릴 수 있어 수익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통상 2분기는 셋톱박스업체에는 비수기지만 휴맥스의 실적전망은 밝은 편이다. 오는 5월부터 KDB(한국디지탈위성방송)에 셋톱박스 15만대(약 2백19억원)를 공급키로 한 데다 현재 인증단계에 있는 북미지역의 수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월드컵특수에 따른 지난 3월의 매출신장치를 반영해 휴맥스의 올해 매출액과 순이익추정치를 각각 5천93억원과 1천2백39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매수추천 잇따라=이에 따라 국내외 증권사들은 최근의 주가하락을 '저가매수의 타이밍'으로 활용하라며 매수추천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KGI증권은 올해 휴맥스의 예상EPS(주당순이익) 대비 PER(주가수익비율)가 14.4배로 업종평균에 비해 저평가됐다며 매수를 추천했다. 이 증권사는 단기 목표주가를 6만4천원으로 제시했다. 현대·신영증권도 휴맥스는 실적모멘텀이 지속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매수를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2분기 비수기와 시장수익률 상회 등을 이유로 셋톱박스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면서도 휴맥스에 대해서는 목표주가를 오히려 6만7천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외국인의 매도공세와는 상반되게 매수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JP모건증권 RHK 살로먼스미스바니(SSB)증권 등은 12일 카스해킹으로 인한 휴맥스의 셋톱박스매출감소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매수를 추천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