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창업學] (2) '입지보다 중요한건 프로근성'
입력
수정
2년전 대기업 과장을 하다가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김영경(36)씨는 다니던 회사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의 납품을 하는 등 두번에 걸쳐 사업을 벌였으나 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재취업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김씨는 다시 창업을 시도하기 위해 어렵게 1천만원을 만들어 부인과 함께 찾아왔다.
생활고에 지친 부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든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구체적인 창업상담을 하게 됐다.
그의 실패원인은 금방 드러났다.
패인은 전적으로 프로의식을 갖춘 영업마인드의 부재였다.
잘 생긴 외모와는 달리 그는 매사에 소극적이었다.
전형적인 엔지니어 출신으로 명문대학을 나와 기계나 설비 등을 만지고 고치는 일은 좋아하지만 사람 만나는게 두렵고 남을 설득하는 과정이 싫다고 하였다.
한마디로 영업마인드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전형적인 선비 타입으로 스스로도 영업에는 자신이 없다고 하였다.
최근 창업상담을 하다보면 의외로 "영업에는 자신이 없다.
그저 가게나 하나 차리고 찾아오는 손님이나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아이템을 추천해 달라"는 주문을 자주 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다.
창업을 하면서 성격이 맞지 않아 영업을 못한다면 차라리 사업을 포기하는 편이 낫다.
자신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점검해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사업에 맞추어 나가거나 바꿀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은 점포사업에 있어서 입지가 성공의 70% 이상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입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영업마인드다.
입지가 좋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입지가 나쁘다고 해서 반드시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프로 장사꾼은 권리금이 무리하게 많이 들어가는 입지를 선택하지 않는다.
어느 입지에서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가 빠른 속도로 호전되면서 상가 등의 권리금이 상승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쓸만한 점포 하나 구하려면 권리금만도 수억원을 호가하는 실정이다.
퇴근길목이나 역세권,혹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상권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자금이 문제다.
초보창업자 성공률이 불과 30%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빚을 내 창업에 도전하는 것은 올바른 창업전략이 아니다.
자본이 적어도 괜찮다.
틈새 비즈니스를 찾아 프로근성의 영업마인드로 철저하게 무장하고 나서 창업하는 것이 지혜로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