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메모리 대대적 투자 .. 개발비 2000억 추가

"비메모리는 더 확장하고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이건희 삼성 회장)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부문에서도 세계 선두대열에 올라서기 위해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D램 등 메모리와 달리 비메모리는 자료의 처리와 시스템운용 등을 담당하는 핵심반도체. 종류가 다양하고 성장성이 높으며 시장규모도 메모리의 3배 수준(2000년 기준)에 달한다. 임형규 시스템LSI사업담당 사장은 비메모리 설계 및 개발담당 엔지니어 숫자를 지난 2000년 1천3백명에서 현재 1천7백명으로 증원한데 이어 연말까지 2천2백명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개별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고참부장급 수석연구원만 30명을 더 채용할 예정이다. 개발비도 지난해 2천8백억원에서 올해 4천8백억원으로 71.4% 높였다. 매출목표는 지난해 14억달러에서 올해는 17억달러로 늘려잡았다. 2005년엔 50억달러어치를 팔아 세계 5위권에 진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개별 공정에 들어가는 LSI 4개 칩과 하나의 칩이 시스템역할을 하는 SOC(시스템온칩) 6개 등 10개 사업을 주요사업으로 선정,올연말까지 1차 성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LDI(LCD 구동 칩)와 스마트카드칩 등 각각 시장점유율이 20%에 육박한 2개의 비메모리를 올해 세계 1위로 만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LDI제품으로 약 4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미 엡슨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LCD 세계 1위 실력을 기반으로 올해 LDI 매출을 3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등에 들어가는 스마트카드 칩도 전략사업으로 정하고 최근 기존 마그네틱방식의 카드보다 메모리용량이 16배나 큰 스마트카드칩 양산을 시작했다. 가격을 마그네틱 수준으로 낮춰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유럽형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통신용 스마트카드칩인 심(SIM)카드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심카드는 지난 99년 이후 시장이 40%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 유망분야. 삼성은 스마트카드칩 시장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높여 세계 1위로 올라선 뒤 2005년까지 시장점유율 2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메모리·로직IC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칩들을 하나의 칩으로 만드는 SOC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플랫폼SOC 중 하나인 PDA(개인휴대단말기)용 CPU(중앙처리장치) 개발에 성공,곧 양산을 시작한다. 임형규 사장은 "비메모리는 한두번 실패했다고 중단할 수 없는 일로 2010년을 위한 준비"라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