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선 재탈환후 실적장세 예고] 주변株 버리고 실적株 '압축'

1·4분기 실적발표를 계기로 증시가 실적장세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저금리와 유동성에 힘입은 금융장세가 일단락되고 실적장세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900선을 회복한 이후 전개될 실적장세는 종목 차별화가 핵심이다. 전문가들이 투자종목을 압축하라고 권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대표는 "주변주를 정리하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국내증시를 이끌면서 실적 모멘텀이 있는 블루칩의 비중을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동성 장세 일단락=경기불황 끝무렵에 나타나는 저금리에 의한 유동성(금융)장세는 두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주가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둘째 잦은 순환매로 모든 종목이 골고루 오른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9·11'테러사태 이후 최근까지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대부분의 종목이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4월들어 주가상승 속도가 느려졌으며 순환매도 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융장세는 일단락됐다"면서 "지수 900선 위에서는 순환매를 기다리기보다는 실적모멘텀이 큰 종목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장세 진입=최근 종합주가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지자 추가조정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많았었다. 그러나 지수는 3일만에 다시 20일선을 넘었으며 16일엔 900선을 재탈환했다. 외국인 매도세 둔화 등 수급여건의 개선도 있지만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깜짝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원동력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장인환 사장은 "920에서 850까지 조정을 받은 뒤 재차 상승하는 것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 원인"이라면서 "본격적인 실적장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삼성전자.1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기대치(1조7천억원)보다 많은 2조원으로 알려지자 주가가 4일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1분기 경상이익이 예상치(1천6백억원)보다 많은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 삼성SDI가 이날 급등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종목 차별화=실적장세는 금융장세와 달리 주가 상승속도가 완만하고 종목이 압축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경기회복의 수혜가 큰 업종대표주,그 중에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대표는 "1·4분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하반기에도 이익모멘텀이 예상되는 핵심 블루칩의 저점 매수가 바람직한 투자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SDI LG화학 LG전자 삼성전기 등과 여기에 납품하는 부품업체들의 이익개선 정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관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기관 선호주이면서 장기소외 상태인 한국전력과 KT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