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美 금리, 2년물 하락 장기물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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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경기 회복의 강도가 불확실하다"는 발언으로 연방 기금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사라지며 재무부 채권 2년물 금리가 하락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해져 장기물 금리는 상승했다.
17일 오후 3시 현재 3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5.72%를,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0.01%포인트 오른 5.20%를 기록했다.
또 5년 만기물도 4.54%로 0.01%포인트 상승했지만 2년 만기물은 3.36%로 0.02%포인트 밀렸다.
그린스팬 의장은 이날 의회 합동 경제 위원회에 출석, "경제 전망은 밝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게 유지되고 있어 정책을 조정할 여유는 충분하다"며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연방 기금 금리 전망과 밀접하게 연관된 2년물 수익률은 하락했다. 연방 기금금리 선물의 움직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6월까지 연방기금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전날 80% 이상으로 봤으나 이날은 가능성을 60% 정도로 낮춰 잡았다.
한편 재무부는 전달 발행량과 같은 250억달러어치 이달분 2년물 재무부 채권을 다음주에 입찰한다고 밝혔다.
반면 그린스팬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잠재적 물가 상승 가능성은 커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30년물 수익률은 급등했다.
전날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대비 0.3%로 비교적 높게 나왔었다. 또 유가는추가 상승, 배럴당 26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FRB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인식하고 금리를 연이어 인상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95년 2월까지 1년간 FRB는 7차례나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한편 2주 동안의 채권시장 랠리로 금리가 0.25∼0.30%포인트 정도 하락했던 것도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 욕구를 자극하며 금리 상승에 일조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