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9일자) 현대車의 '빅5' 진입 시동

현대자동차의 미국 공장 착공은 한국자동차산업의 '1류'진입을 더욱 가속화하는 한편 미국의 대한(對韓) 자동차시장 개방 압력을 해소시킬 것이란 점에서 그 의미와 상징성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현대차는 세계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해외생산 비중이 세계 10대메이커의 30% 안팎보다 턱없이 낮은 1%에 지나지 않아 생산기지의 글로벌화가 절실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2010년까지 세계'빅5'에 진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달성키 위해서는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 현지공장을 건립,'로컬 메이커'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필수과제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그간의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미국 남부의 디트로이트라 불리는 앨라배마에 외국자동차업체의 단일공장으로서는 가장 규모가 큰,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 건립에 들어갔다니 빅5에 도전하는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현대차의 미국공장 착공은 분명 가슴 뿌듯한 일이지만 지난 80년대말 캐나다 브르몽에 4억달러를 들여 공장을 지어놓고도 판매부진으로 몇년 못가 문을 닫아야 했던 현대차로서는 해외진출의 성공여부가 또한번 시험대위에 올려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캐나다 진출 당시와는 여건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미국 현지화에 성공하기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미국내 생산 차량이 경쟁국 제품들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대차측은 미국공장의 인건비가 국내보다 높긴 해도 관세가 없고 물류비도 2∼3%가 낮기 때문에 상당한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아직도 현대차의 미국 판매가격은 경쟁차종에 비해 20% 가량 낮은 것이 사실이며 이것이 인기의 가장 큰 요인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같은 저가 메리트가 현지화로 인해 줄어든다면 판매에 큰 부담이 될수도 있다고 본다. 결국 어떻게 브랜드 가치를 높여 제값을 받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현지에 동반 진출할 국내 부품업체들도 같은 사정이라고 볼 때,부품업체의 납품물량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전략도 동시에 마련되지 않으면 안된다. 또 국내 공장의 미국 수출 물량이 현지생산으로 인해 줄어들고 GM의 한국시장 진출에 따른 현대차 국내공장의 가동률 저하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이같은 문제들은 결국 연구개발 생산 판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치밀한 글로벌 전략에다 현대 특유의 도전정신과 추진력으로 풀어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