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가 한국을 바꾼다] 제2부 : (2) 다우링 <부사장>

"카드산업은 성장 관리가 중요합니다" 폴 다우링 비자 아시아.태평양(AP)지역 부사장은 "다른 아시아 각국에 비해 한국의 신용카드 시장은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장 관리의 의미를 "갑자기 큰 집으로 이사갔을 때 우선 초석이 튼튼한 지를 잘 살펴보는 것"에 비유했다. 한국 신용카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이유가 산업 자체의 경쟁력 덕분이라기 보다는 주로 정부 지원정책의 결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향후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 정부가 카드시장 육성을 위해 여러가지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다른 나라 정부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한국의 성장 추이가 급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카드회사와 회원들이 인프라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우링 부사장은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인프라로 △표준(standard) 설정과 △안정성(security) 제고 △편이성(simplicity) 제고 등을 들었다. 이를 통해 기존 마그네틱 카드와 스마트 카드(칩카드) 등 오프라인 카드 사용을 확대하고 인터넷 전자상거래, 모바일(핸드폰) 전자상거래 시장 등도 계속 개척해야 한다는 것. 정부 정책에 기대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 개척과 기술개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메시지다. 다우링 부사장의 이같은 지적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게 현지 금융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닐슨리포트에 따르면 2000년 말 현재 한국의 카드시장(비자와 마스타 기준) 규모는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10배 가량이나 큰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유는 소비자들이 현금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성장의 내용이 불안하다는 얘기다. 카드 발급수만 놓고 보면 일본(9백21만장)이 한국(3백47만장)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카드시장 규모는 한국이 1천2백72억6천6백만 달러로 일본(1천1백43억4천1백만 달러)을 앞질렀다. 지난 2000년 말 한국의 현금서비스 비중은 전체 카드사용액의 65%. 일본의 경우엔 20%대 초반에 불과했다. 다우링 부사장은 "한국 정부의 카드 정책에 대해 평가할 수는 없지만 카드 사용자와 카드사,가맹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시장이 건실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토록 노력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