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역할 할것" .. 초대 한국CRC협회장 이영탁씨

"CRC(기업구조조정회사)는 부실기업 정상화를 통해 산업자원의 유휴화를 방지하고 종업원 고용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비유하자면 병든 기업에 대해 의사(醫師)와 같은 일을 합니다" 19일 초대 한국CRC협회장으로 취임한 이영탁 KTB네트워크 회장은 "작년 3월부터 한국CRC협의회를 이끌어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CRC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 부족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CRC를 통한 구조조정시장 활성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훌륭한 기술력과 제반 기업활동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아직도 많다"는게 그의 진단이다. 이 회장은 "이들 업체를 정상화시켜 금융기관 종업원 등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도움되는 상생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RC 시장은 지난 99년 산업발전법 도입 당시 2천8백억원 규모에서 작년엔 2조원을 웃도는 시장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그러나 CRC의 자본력이 취약하고 영업방향도 재무구조조정에 치중돼 있는 등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이 회장은 분석했다. 그는 "구조조정 전문인력의 공인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협회내에 구조조정전문가(CTS) 과정을 개설, 전문가를 양성하는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CTP라 불리는 전문가 제도를 활용해 CRC 업무 담당자에 대해 일정수준 이상의 교육, 경험, 전문업무의 이수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에도 CRC에 일정규모 이상의 CTS 채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투자대상기업들에 대해선 "경영권이나 지분율에 연연하기보다 기업가치제고를 중시하는 대승적 자세를 가져달라"고 이 회장은 주문했다. 구조조정사업은 특성상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고, 이에 따라 투자자가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영권과 지분율 유지를 고수한다면 해당기업은 투자유치가 어려워지고 부실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이 회장은 지적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