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시중자금 5兆 환수

한국은행이 19일 통화안정증권과 환매채(RP) 매각으로 시중 자금을 5조원이나 빨아들였다. 자금환수 수단을 총동원한 셈이다. 한은의 과잉유동성 경고에 이은 대규모 환수로 통화긴축을 본격화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이날 통안증권(만기 1년6개월) 2조원과 RP(3일물) 3조원을 매각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3월 초에 발행한 통안증권(28일물) 3조5천억원의 만기가 됐고 지급준비일(22일)을 앞두고 은행권의 넘치는 자금을 흡수했을 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수액이 5조원에 달해 시장에선 한은이 통화긴축(콜금리 인상)을 위한 워밍업(유동성 조절)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통안증권을 만기상환액보다 3조3천8백억원이나 더 발행(순발행)했다. 이달 1∼19일에도 1조1천억원을 순발행했고 월말까지 1조∼2조원어치를 추가 발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유동성 흡수는 무엇보다 총유동성(M3) 증가율이 지난달부터 한은의 감시범위(8∼12%)를 넘겼기 때문. 한은 고위 관계자는 "통화증가율이 급속히 높아진 데는 정부의 재정이 3월에 집중 방출된 요인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은의 작년 순익 3조8천억원과 법인세 4조5천억원을 2,3월중 거둬들였다. 이 자금으로 1.4분기 재정집행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3월에 집중 방출했다는 얘기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정부는 돈을 넘치게 풀고 한은은 과도하게 빨아들이는 손발 안맞는 통화운용으로 시장의 혼선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