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마전' 멍에 벗었다..공사.물품구매 인터넷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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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회계과는 지난 20일 오전 9시 방역.소독업체 선정 공고를 시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달 말부터 오는 12월까지 모두 5번에 걸쳐 시 본청과 서소문 별관의 해충과 유충을 소독하는 업체를 선정한다는 내용이다.
사업 예정금액은 2백95만원.
시는 23일 오후 2시까지 사업참여 희망업체를 인터넷으로 접수한 뒤 최저가를 적어낸 업체와 계약할 예정이다.
회계과 윤원득 계약담당 팀장은 "한 사업당 보통 10여개 이상의 업체가 견적서를 제출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업체는 공정한 경쟁을 보장받을 수 있고 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는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과거 크고 작은 공사나 물품 발주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서울시가 사이버 행정 혁신을 통해 '복마전' 이미지를 털어내는데 성공했다.
기존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소규모 공사와 물품구매 전 과정을 인터넷으로 공개 처리하는 e조달 방식을 도입한 덕분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국내 행정기관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대상은 1억원 미만의 일반공사와 7천만원 미만의 전문공사, 5천만원 미만의 전기.통신.소방공사, 3천만원 미만의 물품제조.용역사업, 1백만원 이상∼3천만원 미만의 물품구매.영세 소상인들의 민원과 불만이 많았던 분야다.
전자조달 이전에는 담당 직원들이 특정 업체를 미리 점 찍어 두고 나머지 업체는 '들러리'를 세우는 일도 있어 탈락 업체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인터넷 입찰이 시행되면서 확 달라졌다.
선정 과정이 모두 인터넷에 공개되는데다 신청업체 제한도 없다.
가격만 맞으면 어떤 업체든 낙찰자가 될 수 있다.
서울시도 시장조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전자공개 계약 방식으로 낙찰된 사업은 모두 6백91건, 시 예산절감액은 7억2천7백만원이나 된다.
시는 이 제도를 25개 자치구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3백30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