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샴푸시장 1위싸움 '점입가경' .. '유니레버' vs '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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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샴푸시장에서 유니레버의 "도브"가 P&G의 "팬틴"이 지켜온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마케팅.리서치 전문회사인 AC닐슨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지난 2월 국내 샴푸시장에서 14.0%를 점유,출시 14개월만에 처음으로 팬틴(10.0%)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지난 1월에는 팬틴이 15.7%를 차지,도브(11.6%)보다 4%포인트 이상 점유율이 높았으나 한달만에 뒤바뀐 것이다.
유니레버는 도브 크림 샤워와 립톤 아이스티에 이어 샴푸가 1위로 올라선 것에 대해 한껏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유니레버 김재경 마케팅담당 이사는 "보통사람들의 증언식 TV광고를 통해 전달한 일관된 메시지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데다 한국인에 맞도록 국내에서 직접 개발한 도브 샴푸의 품질이 인정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P&G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도브의 승리는 계절적 원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반박이다.
이수경 마케팅본부 부장은 "도브가 지난 2월 설날때 선물세트를 대거 풀어 일시적으로 점유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하고 "팬틴은 고급 샴푸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선물세트를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물세트를 뺀 AC닐슨의 시장점유율 조사에서는 팬틴이 14.4%,도브가 12.4%로 팬틴이 여전히 1위라는 지적이다.
P&G측은 "조만간 3월 점유율이 나오면 이를 증명할 수 있다"고 벼르고 있다.
국내 샴푸시장 규모는 연간 2천여억원.
P&G와 유니레버는 샴푸시장 쟁탈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중에서도 팬틴과 도브 등의 프리미엄 샴푸 소비가 급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P&G 이 부장은 "병당 6천원 이상인 프리미엄 샴푸가 올들어 국내 샴푸시장의 40%를 차지해 1년만에 2배로 시장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들 두 회사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샴푸시장 쟁탈전에 나선 이유는 또 있다.
유니레버 김재경 이사는 "샴푸 소비자가 린스 염색제 기타 피부 케어 제품도 같은 브랜드를 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P&G는 1837년 미국에서 양초 및 비누 생산업체로 출발했으며 1989년 한국에 진출했다.
유니레버는 네덜란드 마가린회사인 유니와 영국 비누회사 레버브라더스가 1930년 합병한 회사로 1985년 애경과 합작해 국내에 진출했다가 1993년부터 유니레버코리아로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두 회사는 전세계 모발 유아 세정 가정용품 시장에서도 경쟁관계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