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반등보다 추가 하락 '무게', "외국인 주식매매 관건"

지난주 급락했던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탐색된다. 전주말 연중 최고치까지 올라섰던 환율은 외국인 주식순매수의 전환을 기폭제로 지난주 내내 내림세를 탔다. 20원가량 레벨을 낮춘 환율은 일단 방향성을 획득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주( 4. 22∼ 4. 26) 환율은 단기 급락에 따른 경계감이 작동하면서 기술적인 반등도 예상되지만 시장 분위기나 여건은 하락에 기울어 있다. 외국인 주식매매동향, 월말을 앞둔 물량 공급, 엔화 강세의 진전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면서 지난주의 분위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달러/엔 환율과의 상관성은 크게 약화됐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중인 달러화 약세와 함께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불구, 엔화는 힘을 얻었다. 달러/엔의 급등이 없다면 달러/원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 레벨 낮추기 (Level-down) 진행 = 한경닷컴이 은행권 외환딜러 17명을 대상으로 이번주 환율전망을 조사한 결과, 예상 환율의 저점은 단순평균으로 1,304.24원, 고점은 1,318.24원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장중 저점인 1,309원, 고점인 1,331.50원에서 하향 진단된 것. 위쪽으로 6명의 딜러가 지난주 지지선으로 작용하기도 했던 1,320원이 저항선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5명씩의 딜러가 각각 1,317∼1,318원, 1,315∼1,316원이 기술적 반등의 한계로, 소수의견으로 1,325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래쪽으로는 1,304∼1,305원이 지지선이 될 것이란 견해가 1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명의 딜러가 1,300원을 향한 테스트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나머지 3명은 1,306∼1,307원이 저점으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망은 환율 하락 쪽으로 기울어 있다. 반등은 기술적인 요인으로만 작용할 뿐 펀더멘털 개선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 상승 전환을 위한 모멘텀은 찾아볼 수 없다. 1,310원을 놓고 일단 공방이 벌어진 뒤 하락 기조가 어느 선까지 진행되느냐가 관심사다. ◆ 닷새 내내 하락 = 원화가치가 지난주에만 전주에 비해 1.49% 상승했다. 환율은 닷새 내리 하락, 지난 12일 1년여중 가장 높은 수준인 1,332원에서 19일 1,312.50원까지 급락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달러순매도가 빚어낸 환율 상승세는 시장 여건의 바뀜과 함께 정체 기간의 에너지를 한 쪽으로 발산한 셈. 지난 19일 장중 1,309원까지 급락, 40여일만에 1,310원 밑으로 내려서는 경험을 했다. 이같은 급락세의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 주식순매도의 중단. 지난주 월요일부터 주식순매도를 차단한 외국인은 17일부터 2,677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함께 달러/엔도 132엔 상향 시도가 좌절되면서 130엔 하향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 달러/원의 하락 추세 여건 조성에 가담했다. ◆ 하락에 우호적인 수급 = 지난주 중반이후 사흘 내리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주식순매수에 나선 외국인으로 인해 환율 하락 가도는 본격화됐다.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매도(숏)마인드가 강화되면서 시장은 분위기에 휩쓸리는 장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주식자금이 외환시장에 전액 공급되지는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순매수분의 50∼80% 등으로 이견이 있는 상태다. 외국인 주식순매수는 당일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고 이후 실제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통해 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을 변경시킨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자금의 패턴이 다소 바뀌어 삼성전자분을 스왑하거나 원화를 보유해 나머지 원화로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며 "이미 달러화가 많이 들어온 상태에서 환노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용하면서 포지션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은행의 딜러는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의 70∼80% 환전이 일어난다"며 "수급상 공급우위 예상의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이번주에도 이어진다면 1,310원 하향을 위한 시도가 이뤄지는 가운데 네고물량의 공급도 어느정도 가세할 전망이다. 하순으로 접어든다 해도 최근 네고물량 공급패턴이 레벨에 맞춰 이뤄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의 신호가 좀 더 확연해질 때 업체들의 공급의지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점차 줄고 있다. 결제수요도 지난주 아래쪽으로 계속 밀리는 양상을 보였으나 업체들의 결제 타진도 간간히 드러나고 있다고 일부 시중은행이 전했다. 공급 물량의 출회를 확인한 뒤 매수세가 나타날 여지고 있는 셈.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