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차별화 상승場 이제부터" .. 전문가 긴급 진단

종합주가지수는 저점을 높여가며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증권 객장의 "체감지수"는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23일 거래소시장은 시가총액 "빅7"의 상승에 힘입어 전날보다 4.81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이날 하락종목은 5백83개로 상승종목수(2백18개)를 압도했다. "작전조사"란 외부쇼크를 받은 코스닥시장은 이틀째 찬바람을 맞았다. 상승종목은 1백74개,하락종목은 5백71개였다. KTF 하나로통신 LG홈쇼핑 등 대형주의 상승세가 그나마 지수폭락을 저지했다. 전문가들은 오르는 종목만 상승하는 이른바 "종목 슬림화"및"차별화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펀더멘털(기초여건)과 수급 양 측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그들은 강조했다. ◇펀더멘털 요인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경기상승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시장에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인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상승세,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원화절상 등이 그것이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 위주의 슬림화 장세는 금리상승 원화절상 등과 같은 부정적인 요인을 극복하고도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차별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대표는 "상당수 종목이 이미 한 차례 큰 시세를 낸 상황에서 원화절상 등과 같은 부정적인 요인이 발생하자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개별종목에 대해서는 이익을 실현하고 핵심 블루칩으로 옮겨타려는 투자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블루칩의 이익규모가 모두 사상 최대치를 웃도는 데다 주가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차별화 장세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기준 PER(주가수익비율)는 9배인데도 불구하고 여기에 납품하는 회사의 PER는 10배를 훨씬 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같은 수준의 PER라면 당연히 업종대표주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급 요인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블루칩 위주의 차별화는 국내 기관과 개인의 수요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1·4분기 실적호전을 확인하고 들어오는 외국인 매수세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것도 외국인의 줄기찬 매수 덕분이다. 반면 기관으로의 자금유입 둔화,미수금 증가,프로그램매물 등 국내 수급여건은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남철 마이애셋자산운용 전무는 "단기적인 수급악화를 간파한 일부 개인들은 이미 개별종목을 버리고 외국인과 기관 선호주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 및 투자전략 김지영 팀장은 "국내 수요기반이 확충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과 기관에 의한 차별화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석규 대표는 "향후 경기상승의 속도와 폭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여타 종목의 동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종목 차별화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핵심블루칩의 시세 분출에 대비해야 할 때(최남철 전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추가하락은 제한적이겠지만 회복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지영 팀장은 "매수여력이 있는 코스닥종목 투자자들은 기관 및 외국인 선호주로 매매를 국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종목의 경우에는 기다리고 그렇지 않은 종목은 손절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