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7일째 하락, "전약후강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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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이레째 하락했다. 환율 하락이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전날과 같이 '전약후강'의 모양새가 재현됐다.
역외세력의 매도공세가 이어지는 등 공급 우위의 상황이 시장을 이끌고 엔화 강세도 한 몫했다.
외국인이 주식순매도로 전환했으나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가운데 장 후반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강하게 진행돼 1,305원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23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50원 내린 1,306.30원에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지난 1월 7일 1,302원 이래 최저치이며 장중에도 15주중 저점이 가장 낮은 1,303.90원까지 흘러내리기도 했다.
전날 장 후반 반등 흐름의 강화에 어우러져 주식순매도 전환 등으로 개장초 강보합권을 거닐던 환율은 역외매도 강화, 은행권 손절매도 등으로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1,305원을 뚫고 내렸다. 장중 반등은 물량 공급으로 번번히 막히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역외세력이 잠잠해지고 1,300원대 초반을 지지하는 결제수요에 기댄 은행권의 달러매도초과(숏) 커버수요가 확대됐다. 200일 이동평균선인 1,304원이 깨질 듯한 요량을 보이자 경계감도 확산됐다.
◆ 추가 저점 테스트 지속 = 환율 하락 분위기는 충만하다. 다만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했고 단기 급락에 따른 경계감의 감당 여부가 관건이다. 업체 네고물량의 공급이 더해지면 1,300원 하향도 가시권내 편입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분위기를 타고 계속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을 가져가다가 결제수요가 있으니까 이를 닫는 패턴이 전날에 이어 계속됐다"며 "당분간 이같은 패턴이 이어질 것 같고 월말을 앞두고 물량이 얼마나 나올 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이 주식순매도로 돌아섰고 그동안 많이 내린 경계감으로 내일은 분위기가 한 풀 꺾이지 않을까 싶다"며 "내일 레인지는 1,303∼1,308원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단타가 성행하는 가운데 1,305원이 무너질 것 같으니까 경계감이 작용했다"며 "1,310원부터 빠질 때는 다소 성급한 저점 확인이 진행됐으며 달러매수(롱)플레이가 주도하면서 달러되팔기(롱스탑)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간과할 수 없는 중 하나가 예전에 1,300원이 지지선일 때 (수출 때문에) 정책적 매수로 막아야 했으나 최근 주가 강세, 달러 약세, 물가 불안 등을 감안하면 차트가 지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내일도 추가적으로 저점을 낮추는 움직임이 예상돼 1,303원까지 테스트할 것"으로 내다봤다.
◆ 외인 순매도전환 - 엔화 강세 상충 =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닷새만에 주식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37억원, 299억원의 매도우위였으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인식으로 시장 분위기를 거스를 만한 요인은 되지 않았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낙폭을 확대, 대체로 130엔 밑에서 하락세를 유지, 오후 4시 55분 현재 129.85엔을 기록중이다.
전날 뉴욕 증시 부진 등으로 이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인 129.96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이날 개장초 130.15엔까지 반등했다가 재반락, 129.69엔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130엔 하향을 불편해하는 일본 정부의 잇단 구두개입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또 앨런 그린스팬 미국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 회복속도에 대한 의문을 표명, 최근 달러화 약세의 흐름이 유지됐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20원 높은 1,309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이날 고점인 1,309.80원으로 올랐다가 역외매도 등으로 하락 반전, 10시 41분경 1,306.10원까지 흘러내렸다.
한동안 1,306원선에서 횡보하던 환율은 달러/엔 추가 하락, 은행권 손절매도 등으로 낙폭을 키웠으며 11시 57분경 1,303.90원까지 저점을 경신한 뒤 1,304.4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304.40원에 거래 재개에 나선 환율은 한동안 1,304원선에서 맴돌다가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 커버 등으로 2시 52분경 1,305.80원까지 서서히 되올랐다.
이후 환율은 추가 반등이 여의치 않자 1,304원선으로 되밀렸다가 재반등, 3시 56분경 1,307원까지 올라선 뒤 물량을 맞고 1,306원선으로 다시 미끄러졌다.
이날 장중 고점은 1,309.80원이며 저점은 지난 1월 7일 기록한 1,300.20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303.90원으로 변동폭은 5.9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7억1,71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5억3,750만달러를 기록, 두 회사를 합쳐 연중 최고치였다. 스왑은 각각 2억9,500달러, 2억4,000만달러가 거래됐다. 24일 기준환율은 1,306.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