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美 금리 보합세, 단기물 상승 장기물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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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 금리가 보합권 움직임을 계속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단기물 금리는 2년물 입찰을 앞두고 소폭 상승한 반면 장기물 금리는 재무부의 장기물 채권 매입 기대로 하락해 일드 커브의 기울기가 다소 완만해졌다.
예상에 못미치는 기업 실적으로 나스닥지수가 닷새 연속 하락하는 등 증시가 약세를 보여 채권 시장에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일찍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더욱 확고해졌다.
23일 오후 3시 현재 재무부 채권 30년 만기물과 10년 만기물은 모두 0.01%포인트씩 하락한 5.66%, 5.17%를 각각 가리켰다.
5년 만기물은 4.51%로 변함 없었으며 2년 만기물은 3.32%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딜러들은 오는 24일 250억달러규모 2년 만기 재무부채권 입찰을 앞두고 새 채권을 사기 위해 2년물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재무부가 만기가 평균 18.5년 남은 채권을 15억달러어치 사들인다는 재료로 장기물 금리 매수세는 유지됐다.
FRB 관계자들의 금리 우호적인 발언은 이어졌다.
전날 앨런 그린스팬 FRB 의장은 국제금융재단(IIF) 춘계회의 위성연설에서 “기업 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조짐을 확인했으나 증가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로버트 패리가 “핵심 물가 상승률은 아직 즉각적인 문제가 아니고 미국 경제 회복은 강도와 내구성 면에서 아직 불확실성이 있다”며 “언제 정책이 바뀔지, 또 얼마나 공격적으로 정책을 펴야 할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FRB 정책 의결권이 없는 패리는 과거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1.75%로 40년중 최저 수준인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은 FRB 관계자들의 이 같은 발언으로 연방 기금 금리가 일러야 오는 8월에나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그린스팬은 23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했으나 경기나 금리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