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엘리베이터업계 '즐거운 비명' .. 주문밀려 공장 풀가동

경기도 이천에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공장. K과장은 요즘 야근을 하면서도 신바람이 절로 난다. 생산라인 점검과 장비보존 업무 등 한두시간의 짧은 야근이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휘파람을 불며 야근한 적이 없었다.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일감 부족으로 속을 태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이천공장의 가동률이 1백%를 넘어선 것은 지난 2월 중순.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경기가 회복되면서 승강기 수주물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급기야 3월에는 공장 가동률이 1백20%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간부사원들을 중심으로 임시 야근조를 편성,장비보존과 라인점검 등 생산공정외의 일까지 맡기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해 3월 승강기 출하량은 3백50대였다. 그러나 올 3월엔 5백대 가량 출하됐다. 무려 40%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오는 6월까지 생산일정이 꽉 짜여 있을 정도로 엘리베이터 주문량이 밀려 있다. 올해안에 전체 주문량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오버캐퍼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즐거운 비명은 승강기 설치현장에서도 들린다. 현재 전국의 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 설치현장은 줄잡아 3백여 곳. 공사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설치현장의 일손도 부족하다. 공사일정이 지연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승강기의 생산 및 설치공정은 주택시장의 회복세보다 6개월 정도 후행한다"며 "현재 주택건설 시장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어 승강기 수요도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공장가동률이 1백40%로 상승할 때까지는 현재 수준의 인력과 생산라인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해 시장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LG오티스 창원공장의 생산라인도 쉴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주문량 폭주로 야간 잔업시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당초 4천8백대로 잡았던 올 상반기 생산목표를 5천2백대 수준으로 늘려 출하할 예정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약 8% 늘어난 규모다. LG오티스 관계자는 "올 1·4분기 수주목표가 2천1백대였으나 실제 수주물량은 지난해보다 약 23% 증가한 2천6백대에 달했다"며 "2·4분기에도 꾸준한 증가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오티스는 올 하반기엔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인 '젠투(GeN2)'와 고급 고속기종의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을 세워놓았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