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닥 떨이' 나섰나 .. 연초 매입물량 60% 팔아치워

연일 순매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투자패턴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모두 2천1백57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순매수 규모인 3천4백83억원어치의 60% 이상을 팔아치운 셈이다. 시장비중은 높지 않지만 투자심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의 이같은 '코스닥 털기'로 지수 80선마저 붕괴되며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시장의 화두도 온통 외국인의 행보에 모아지고 있다. 이달 들어 계속되는 외국인 매도행진이 '코스닥 등돌리기'의 신호인지 아니면 일시적 차익매물 출회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줄기찬 순매도는 과매도라며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 정윤제 연구원은 "올들어 순매수와 순매도 규모를 감안할 때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휴맥스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순매도 상위종목은 올들어 실적모멘텀이 부각되는 중소형주여서 단순한 차익실현매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이어 "지수 80선 부근에서 통상 순매수를 유지한 점이나 올 초 매수우위를 보일 때와 비교해 시장의 질과 투자심리가 저하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조만간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며 반등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어떤 종목을 팔았나=휴맥스 한단정보통신 등 셋톱박스 업체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유럽 등지에서 카스(유료수신제한장치)의 불법복제 문제가 불거지자 이들 업체의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한단정보통신은 지속적인 매도로 한때 12%를 웃돌던 외국인 지분율이 0.42%로 떨어졌다. 오성엘에스티 유니셈 다산씨앤아이 위닉스 케이비티 등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상승모멘텀이 됐던 중소형 기술주들도 지분율이 1% 이하로 급감했다. 대우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들 종목이 단타용 편입종목으로 분류됐던 데다 최근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작전조사를 벌이자 서둘러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화폐 테마를 주도한 씨엔씨엔터프라이즈도 외국인 지분율이 16.98%에서 10% 수준으로 감소했다. 정소프트 태산엘시디 피앤텔 등도 실적모멘텀이 시장의 불확실성에 가려 외국인 매도타깃이 되고 있다. ◆언제쯤 순매수로 돌아설까=과매도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타이밍이 점차 무르익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순매도 규모만 2천1백57억원에 달해 단타용 중소형주의 차익실현도 마무리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은 매도우위 속에서도 KTF 하나로통신 등 기존 선호종목을 다시 순매수하고 있다. 조정에 따른 현 지수대는 물론 일부 선호종목 급락으로 외국인의 재편입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의 변화없이 지분이 급감한 종목이 1차로 외국인의 매수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들어 실적개선의 기대감으로 외국인의 매수·매도 타깃이 됐던 중소형 기술주들도 순매수 전환시 다시 재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