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하한가 .. LG석유화학 대주주 보유지분 대거 매입소식 영향

24일 LG화학 주가가 계열사인 LG석유화학 대주주의 보유지분을 대거 매입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주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여파는 LG그룹 계열사로 확산돼 LG전자 등 대부분의 계열사 주식이 동반 하락했다. LG화학은 이날 이사회를 개최,대주주가 보유중인 LG석유화학 지분 13.98%(6백32만주)를 주당 1만4천원대에서 매입하는 동시에 LG투자증권 지분 4.3%(5백26만주)를 대주주에게 팔기로 결의했다. 주식교환 형식으로 거래가 이뤄져 별도의 현금지출은 없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에따라 LG석유화학에 대한 LG화학의 지분은 26.2%에서 40.1%로 늘어난다. LG화학은 비화학 부문의 유가증권을 내년 3월말까지 모두 처분해야 하는 공정거래법 규정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주주가치와 관련해선 "지분 매입가격이 시장가격으로 이뤄지는데다 자회사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조치인 만큼 기업가치 훼손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증권업계는 LG화학이 지난 99년 주당 5천5백원에 대주주에게 LG석유화학 주식(2천7백44만주)을 넘긴 전력이 있어 이번 거래가 판 물량을 고가로 되사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석유화학이 비상장이었던 지난99년에도 헐값 논란이 빚어졌었다"면서 "상장기업이 된 지금에 와서 대주주 지분을 시장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은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LG계열사들이 과거 LG유통 LG홈쇼핑 LG정유 등의 지분을 대주주에게 낮은 가격에 파는 내부거래를 해왔던 '사례'를 투자자들에게 환기시켜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LG화학의 이번 결정이 증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작년말 이후 증시의 상승세는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등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의 해소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번 일로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다시 불거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