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종합지수 43P 폭락, 872P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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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폭락했다.
종합지수는 지난해 미국 테러 이후 최대폭인 43포인트 떨어지며 870대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지수는 투매성 매도물량이 나오며 4.7% 급락했다.
증시가 종합지수 20일 이동평균선 등 주요 지지선을 맥없이 내주고 하락갭을 만들며 추락함에 따라 본격적인 조정 장세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욕 등 해외증시가 불안한 데다 기관이 환매요구를 받으면서 수급이 악화되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이후 본격적인 수출회복 신호가 지연되는 등 모멘텀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급락으로 어느 정도 가격조정이 진행돼 기술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하면서도 악재가 산적해 있는 만큼 보수적인 대응을 권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관망세를 유지하며 지지선 형성을 주목하고 주변주에 대해서는 과감한 손절매를 단행하되 실적주는 다소 손실을 입더라도 보유하라는 지적이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 실적과 기관화를 축으로 형성된 차별화 장세의 모멘텀이 마무리된 듯하다"며 "미국 증시의 지지선 확보와 함께 기관 자금 유입 등 수급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지난해 미국의 9.11 테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지난 수개월간의 수익이 최근 한꺼번에 날라가 버린 듯 박탈감이 크다"며 "일단 850선 정도까지 조정을 보되 종목은 차별화 장의 심화라는 인식을 갖고 튼실한 종목으로 최대한 압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종합지수 43P 폭락 =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3.11포인트, 4.71% 빠진 872.58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락폭은 지난해 9월 12일 미국 9.11 테러 직후 열린 장의 64.97포인트 이래 낙폭이 가장 컸고, 하락률은 지난해 11월 28일 5.68% 떨어진 이래 가장 골이 깊다.
이날 종합지수는 900선 아래에서 출발한 뒤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을 확대해 890선과 880선이 차례로 무너져 내렸다.
최근 종목, 업종 구분없이 투매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75포인트, 4.72% 속락한 75.73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닷새 연속 하락했다.
증시 폭락은 뉴욕증시에서 비롯됐다. 수요일 뉴욕증시가 내구재 주문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제지표 등으로 하락하며 다우 10,000, 나스닥 1,700선이 각각 위협받고 있다는 소식이 매물을 불렀다.
또 외국인이 강한 매도 공세를 퍼부으며 수급악화를 초래했다. 매수여력이 부족한 기관과 주가조작 등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개인이 외국인 매물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최근 조정 국면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며 '차별화 장세'를 주도하던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슬림화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낙폭을 키웠다.
이밖에 매각 조건이 생각보다 불리한 하이닉스, LG화학의 계열사 지분매입으로 인한 신뢰도 저하, 반도체 D램 가격 하락 등이 악재로 나왔다.
폭락장을 실감케 하듯 코스닥운송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크게 하락했고 거래소와 코스닥을 합쳐 하락종목이 1,370개에 달했다. 상승종목은 171개에 불과했다. 심리적 공황이 나타난 코스닥은 78개 종목이 하한가로 꼬꾸라졌다.
지수관련주는 삼성전자가 4.4% 급락했고 국민은행, POSCO, 현대차, LG전자, 신한지주, 삼성SDI, 조흥은행, 기업은행, LG텔레콤, 엔씨소프트 등이 5% 넘게 빠졌다.
헐값매각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하이닉스는 반등 하루만에 6.48% 내렸고 LGEI는 다시 하한가를 맞았다. LG화학은 8.49% 내리며 4만원선을 내놓았다.
반면 LG카드가 신규상장 이래 처음으로 상승을 맛봤고 LG홈쇼핑, 아시아나항공, 로커스홀딩스, 담배인삼공사 등이 올랐다.
외국인이 지난 10일 이래 최대인 1,604억원을 팔아치웠고 프로그램 매수의 지원을 받은 기관은 1,389억원 순매수로 맞섰다. 개인은 66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매수가 2,066억원 유입되며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프로그램 매도는 1,117억원 출회됐다.
세종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급등에 대한 가격부담, 모멘텀 공백, 나스닥지수 하락, D램 가격 약세 등 악재가 어우러지며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기술적 반등이 기대되기는 하지만 떨어지는 칼날을 잡을 필요는 없다"며 "지지선을 확인하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전기전자, 은행업종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