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株 반등 '날개' 있나 .. 지배구조 惡材로 주가 연일 급락

LG그룹주가 25일 주식시장에서 '융단폭격'을 당했다. LG화학과 대주주간 내부거래로 경영의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LG화학에 대한 외국인의 무차별적인 매도공세는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국내 증시의 만성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 문제'가 다시 불거진 만큼 한국 증시에 관한 대외신뢰성이 손상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부거래 내용=LG화학은 이날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대주주로부터 LG석유화학 지분 13.98%(6백32만주)를 주당 1만5천원에 매입했다. 이와 동시에 보유중인 LG투자증권 지분 4.3%(5백26만주)를 대주주에게 주당 1만9천원에 매도했다. 이에따라 LG석유화학에 대한 LG화학 지분은 26%에서 40%로 늘어났고 LG투자증권 지분은 5.4%에서 1.1%로 낮아졌다. 이번 거래는 주식 맞교환으로 이뤄져 실제 현금유출입은 없었다. 증권업계가 이번 거래를 문제삼는 것은 LG화학이 매입한 LG석유화학 지분이 지난 99년 대주주에게 주당 5천5백원에 넘긴 물량이라는 점 때문이다. ◆외국인·기관의 반응=외국인은 이날 LG화학 뿐만 아니라 LG전자 등 LG그룹주를 대거 팔았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LG화학의 내부거래로 인해 지배구조에 대한 불투명성이 다시 불거진 점이 매물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물이 더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투명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관의 반응은 더 차가웠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기관들이 투매에 가까울 정도로 LG그룹주를 팔고 있다"면서 "LG그룹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LG투자증권에 "이제는 거래를 끊겠다"며 간접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열린 LG화학의 1·4분기 실적발표 IR(투자설명회)장은 '성토의 장'이었다.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거래를 '대주주 봐주기'로 규정하면서 거칠게 항의했다. ◆LG화학에 대한 상반된 의견=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거래가 LG화학의 주식(주주)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잇따르는 것은 투명치 못한 기업지배구조 때문이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실적이 아무리 좋더라도 이익을 투명하게 사용하지 않을 경우 해당기업의 주가는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HSBC증권은 이날 "LG화학은 주식스와프 결정으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햐향조정했다. 그러나 메릴린치증권은 이날 LG화학의 실적호전을 근거로 적정주가를 종전 4만5천원에서 6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