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9일자) 대부업법 처리 미룰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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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법(대부업의 등록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이 지연되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폭리 사채업자에 대한 징계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또 그렇다 하더라도 당장 사채금리까지 다시 들먹이고 있다고 한다.
사채업자를 등록시켜 양성화하고 제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소외된 서민들의 과도한 금리부담을 줄여보자는 취지의 이 대부업법은 이미 지난해 7월에 입법 예고되었으나 10개월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상임위인 재경위가 60∼90%로 금리상한선을 정해 통과시킨 것을 법사위가 더 낮출 것을 주장하면서 한걸음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국회가 상한선을 정하고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금융시장 상황에 따른 적정금리 수준을 결정토록 하면 될 것이지만 실익도 없는 명목금리 상한선을 놓고 토론이 길어지면서 추후 일정조차 불명확하다니 딱한 일이다.
개별 법안의 내용은 해당 상임위인 재경위가 결정하면 될 일이지만 법사위가 굳이 금리상한선을 문제삼아 이의 처리를 지연시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법사위 일부 의원이 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금리상한선을 더 낮출 것을 요구한다지만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당장 더욱 많은 서민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누구의 책임인지 모르겠다.
또 법이 정하는 금리수준은 어디까지 상한선일 뿐 실제 사채금리가 어떻게 움직여갈지는 전적으로 시장에 달린 문제라는 점을 국회는 인정하는 것인지 어떤지도 궁금하다.
대부업법 처리가 지연되면서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기는 정작 이 법의 규제를 받게될 사채업자들도 마찬가지다.
사채업자들은 당국의 양성화 방침에 맞추어 스스로 협회를 구성하고 자체 규약을 만드는 등 나름대로 제도권으로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오던 중이었다.
그러나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일부 업자들이 금리를 다시 높게 받는 등 종래의 행태로 돌아가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사채금리를 어느 수준에서 규제할 것이냐는 문제는 매우 까다로운 주제임에는 틀림없다.
금리는 당장의 금융시장 사정에도 영향받지만 역사적 경험과 심지어 사회전체의 도덕수준으로부터도 깊은 영향을 받게 된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대부업법을 통해 상한선 만이라도 정해놓자고 하는 것인데 이마저 토론으로 밤을 지샌다면 이는 당초 논의를 꺼내지 않은 것만도 못한 일이다.
국회의 조속한 법안처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