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주역] 곽성문 MBC플러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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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기자의 정신으로 뛰겠습니다"
드라마넷 MBC-ESPN 겜비씨 등 3개 케이블.위성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MBC플러스의 곽성문(50) 사장.20여년간 방송기자로 일하던 그는 지난해 4월 이 회사의 대표를 맡으면서 이렇게 결심했다.
"1년여전만해도 경영은 제게 전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게다가 특별히 준비를 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경영을 해나갈까 고민하다가 기자로서의 장점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보다 빨리 현장에 가서 사실을 확인하는 "사회부 기자의 정신"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발로 뛰는 CEO" 곽 사장은 자기 자신을 영업팀장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영업팀장답게 광고주들과 지역케이블방송사(SO)들을 직접 찾아다닌다.
경쟁이 치열한 케이블업계에서 이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회사를 경영하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곽 사장은 "갑자기 아쉬운 소리를 하는 입장이 됐지만 오히려 힘이 더 난다"며 "기자 생활하면서 사귀었던 재계 인사들에게 크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사장의 이런 노력은 경영실적으로 나타났다.
드라마전문채널인 드라마넷은 지난해 20억여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스포츠채널 MBC-ESPN과 겜비씨도 비록 적자를 냈지만 그 규모가 계속해서 줄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빨리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하지만 이 채널들의 앞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SBS KBS 등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도 드라마와 스포츠 채널들을 만들어 경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성장세가 약간 주춤할 것 같습니다.
시장은 커지지 않았는데 경쟁자들만 늘었느깐요.
하지만 MBC플러스의 채널들은 경영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어 경쟁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케이블방송의 광고 효과가 커지고 있고 디지털위성방송이 시작된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한국서가협회의 서예대회에서 여러번 입상했던 곽 사장은 이 회사를 맡은 후 서예만큼이나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게임전문채널 대표로서 게임을 아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직원들과 막내 아들에게 혼나가며 배웠더니 이제는 게임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은 생겼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계속해서 흑자를 내고 있는 드라마넷의 코스닥 등록을 올해말이나 내년쯤에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임금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드라마넷의 코스닥 등록 등을 통해 성장의 열매를 직원들과 함게 나누겠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경영자라는 호칭이 낯설어요.
하지만 남은 임기(2년)동안 세 채널 모두를 흑자로 전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