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통화정책 전환 바람직하지 않다" -한은총재
입력
수정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현 상황이 과열은 아니라며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의 급격한 통화 정책 전환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움직임에 따른 환율 변동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수급조절을 통해 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총재는 30일 한국은행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우리경제가 소비 및 건설 투자를 중심으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나 수출과 설비투자가 아직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아 현 상황은 과열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박 총재는 하반기부터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5∼5.5%)을 넘어서는 6.2%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잠재성장률을 초과하는 정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의 급격한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물가전망과 관련해 변동이 심한 유류가격, 식료품값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올해 연평균 3.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상반기 3% 내외의 안정세를 보이다 하반기 들어 오름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통화 정책 등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물가 안정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앞으로도 콜금리 목표 운용을 통해 또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량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단기적으로 기발행 통안증권에 대한 이자지급 등으로 통안증권 발행 규모 축소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의 발행시기, 규모, 만기 등을 적절히 조절해 금리 및 통화 정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또 예보채의 차환 발행 문제가 정치적인 문제로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예보채가 일부 국채로 전환돼 발행되더라도 금융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의 주장에도 유연한 입장을 취했다.
현재 여당은 금년중 만기도래하는 예보채 4조5,000억원 차환 발행을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공적자금에 대한 국정조사 후 손실확정분은 국채로 전환하고 회수가능분만 차환발행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외환 보유고가 1,000억달러를 넘어 보유 비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외환보유액을 확보함에 따른 이익이 매우 크다"며 "다소 큰 외환보유액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보유외환 투자대상의 범위와 유수 국제 금융기관에의 위탁운용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투자위험관리 과학화, 운용조직 확충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주식투자비중 증가에 따른 환율 변동에 대해서는 "외국인 주식 매매가 대규모로 이뤄질 경우 외환시장의 수급불균형으로 환율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경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수급조절을 통해 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