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6.33% 보합 마감, "바닥권 다지기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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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가 이레째 하락에 실패하고 보합세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의 금리가 상승하자 국내 금리도 상승 출발했다. 소비자물가가 5개월째 전월비 0.6%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는 소식도 시장 분위기를 악화시켰다.
그러나 정부가 현 거시정책의 큰 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한국은행 총재도 통화정책을 급격히 전환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 5월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며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30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4호 수익률이 전날과 같은 6.33%를 기록했다. 장 초반 6.37%를 기록한 뒤 오전중 횡보하다가 오후 들어 전저점인 6.30%까지 내려갔으나 차익 매물이 늘어나며 하락폭을 좁혔다.
5년 만기 2002-5호 수익률도 전날과 같은 6.92%를 가리켰다. 통안채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6.19%, 1년물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5.34%를 기록했다.
회사채 수익률 역시 보합으로 마감했다. 3년 만기 무보증회사채 가운데 AA- 등급 수익률은 7.11%를, BBB- 등급 수익률은 11.08%를 기록, 전날과 변함이 없었다.
국채 선물은 하락 출발한 뒤 상승 전환, 다시 보합권으로 복귀하는 등 등락을 거듭했다. 6월물은 전날과 같은 103.15로 마감했다. 하락세로 시작해 103.12로 내려갔으나 오후 들어 103.43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차익매물을 극복하지 못하고 상승폭을 다시 좁혔다.
거래량은 6만4,303계약으로 크게 늘었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2,221계약, 개인이 930계약 순매수한 반면 증권회사는 1,080계약, 은행은 2,587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날 한국은행의 1조5,000억원 규모의 통안채 2년물 입찰은 연 6.25%에 전액 낙찰됐다. 응찰 금액은 1조9,300억원, 부분 낙찰률은 77%를 기록했다.
◆ 가격 부담 상존, 외부 변수 의존 = 정부는 전윤철 부총리 주재로 오전에 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거시정책기조의 큰 틀을 유지하되 경제상황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 부문별로 미세조정에 나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기 상황은 과열이 아니다"며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급격하게 통화정책을 전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7일 열릴 예정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는 인식이 퍼지며 금리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리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LG투자증권의 윤항진 연구위원은 "어제와 오늘 3년물 국채금리가 6.30%의 지지를 받고 되올라온 것을 볼 때 바닥권에 닿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시적으로 6.30%선을 하향 돌파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가격 메리트가 줄어 6.2%대에 안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어 "앞으로는 바닥권 다지기 수준의 횡보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들어 국내 금리가 동조하고 있는 미국 채권 금리 또한 바닥권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된다.
애널리스트들은 10년 만기 재무부채권 수익률이 5.05%선, 2년 만기 재무부 채권의 경우는 3.19∼3.20%선이 지지선으로 작용하면서 추가 하락 시도가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미국에서는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들 지수가 전달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금리 하락세는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5월 1일은 국내 노동절 휴일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은 하루 휴장에 들어가고 오는 2일 개장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