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업체 '무한경쟁' 돌입 .. 정부,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화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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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가 무선인터넷 플랫폼의 표준 규격 채택을 의무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함에 따라 관련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정통부는 기간통신 사업자들의 망 접속에 관한 기준인 '무선데이터 통신 상호접속 기준'가운데 '휴대폰에 탑재되는 무선인터넷 플랫폼은 반드시 표준 규격에 따라야 한다'는 조항을 담을 계획이다.
따라서 이동통신사는 물론이고 무선인터넷 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업체간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등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강경한 정부 방침=정통부는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표준화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입장이다.
무선인터넷 플랫폼이란 PC의 '윈도'처럼 무선인터넷을 작동시키기 위한 가장 기반이 되는 운영프로그램이다.
현재 이동통신 3사는 각각 다른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 콘텐츠 업체들은 이통사마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했다.
그러나 정부 방침대로 표준화된 플랫폼 규격을 업체들이 받아들이면 콘텐츠 제작회사는 하나의 제품을 모든 이통사에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다.
소비자들도 011 휴대폰 사용자가 016의 콘텐츠를 이용하게 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정부는 업체들간 협의기구를 통해 확정된 '위피(WIPI)'란 표준 규격을 반드시 채택하도록 의무화해 무선인터넷을 주력 수출상품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특히 이달 중순께 중국 차이나유니콤과 함께 세미나를 개최,표준 플랫폼을 탑재한 휴대폰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이다.
또 늦어도 올해 말까지 새로 출시되는 모든 휴대폰에 표준 규격에 맞는 플랫폼을 탑재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동통신업체 반응=이통 3사 중 일부 업체는 이해관계에 따라 플랫폼 표준화에 소극적이었으나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정부 방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위피를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수출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KTF는 지금까지 플랫폼을 공급해 온 퀄컴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LG텔레콤은 올 4·4분기 안에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콘텐츠 및 플랫폼 업체의 무한경쟁=일부 플랫폼 개발업체들은 정부 방침에 반발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표준 플랫폼 개발업체로 선정된 아로마소프트는 시장 선점기회를 잡았다고 판단,이달 중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기로 했다.
반면 신지소프트와 모빌탑 등 다른 플랫폼 업체들은 해외사업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콘텐츠 업체들도 이통 3사에 모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는 만큼 플랫폼 표준 규격이 공개되는 대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