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경유차 배기가스 완화를 .. 朴深秀 <고려대 기계공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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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는 지난 1999년 초부터 경유(디젤)승용차를 유럽에 수출하기 시작해 작년의 경우 모두 26만대나 팔았다.
이는 그동안 경유차량의 엔진을 꾸준히 개선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줄인 데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도 대기오염을 우려,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적용함으로써 경유승용차를 판매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이 기준이 지금까지는 경유승용차의 수입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유럽이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를 통해 '한국산 경유승용차가 유럽에서 달리는데,왜 한국에서는 유럽산 경유승용차가 달릴 수 없느냐'며 불공정성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도 미국상공회의소(AMCHAM)를 통해 유럽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자칫하다가는 통상문제화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내수 기반 없이 수출만 하라면 산업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경유승용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은 유럽이 오는 2005년 적용할 예정인 차기 기준보다 더 엄격하다.
질소산화물의 경우 국내 배출기준이 유럽보다 12배 이상 높고,입자상물질도 2배 이상 높아 전 세계 어떤 경유승용차도 한국의 기준을 통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만일 EU가 유럽자동차산업의 이익을 위해 '한국의 배출가스 허용기준은 세계 최신 기술로도 만족할 수 없는 불공정'으로 규정하고 문제 삼으면 우리의 자동차산업은 과연 어떻게 될까.
경유차는 일반적으로 휘발유차에 비해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이산화탄소(Co?)의 배출량이 적다.
반면 질소산화물과 입자상물질은 휘발유차보다 많이 배출된다.
하지만 이것도 경유엔진 기술이 향상됨에 따라 배출량이 예전에 비해 현저히 줄고 있다.
업계는 지금 이들 배출량을 아예 휘발유차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배출가스 후처리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유엔진에서는 연료가 높은 압력 상태에서 연소된다.
때문에 휘발유엔진보다 열효율이 높아 연비가 우수하다.
연료가격이 휘발유와 비슷한 유럽에서 경유승용차가 선호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환경보호의식이 높은 유럽 환경보호단체에서도 경유승용차를 '환경친화형 자동차'로 인정한다.
이를 반영,경유차량 시장 점유율은 30%를 넘어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목적차량(MPV)등 경유승합차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주문 후 몇달씩 기다리는 상황이다.
EU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현재 ㎞당 1백90g에서 오는 2004년까지 1백65∼1백70g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휘발유차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경유자동차의 수출 확대가 요구된다.
미국 일본의 자동차메이커들도 이러한 규제에 대응해 경유승용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나라로서는 자동차산업의 수출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선진화된 경유차량 기술 개발과 규모의 경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내수시장에서의 수요확대가 이루어지도록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 입장은 첫째,경유승용차 배출가스 허용기준 현실화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둘째,연료가격이 싸기 때문에 차량 보급이 급속히 확대될 경우 휘발유승용차에서는 배출하지 않는 질소산화물과 입자상물질의 배출이 많아질 것이므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차가 좁혀져야 하고 셋째,도심지역에서 이들 배출가스의 총량을 줄이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회사는 정부의 환경보호정책을 충분히 이해,대기오염 방지 차원에서 배출가스 총량을 줄이고자 하는 정책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
정부는 경유차의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경유승용차 판매를 사실상 원천 봉쇄하는 수준'이 아닌,'국제수준'에 맞추어야 한다.
그래야 환경보호,통상협상 대응,소비자 이익,산업 경쟁력 제고 등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게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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