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긴 했지만 보람도 큽니다"..72세 할머니,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

"여건이 허락된다면 방송통신대에 진학,문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습니다." 72세의 할머니가 1년만에 중입과 고입 고졸 등 3차례의 검정고시에 모두 합격한 뒤 밝힌 포부다. 지난달 5일 치러진 고졸 검정고시에서 전국 최고령 합격의 영광을 차지한 안정숙 할머니(서울 금천구 독산본동)가 주인공. 안 할머니는 작년 5월 초등학교 과정의 이수자격을 획득하는 중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데 이어 8월에는 고입 검정고시에 최고령으로 합격했으며 이번 고졸 검정고시도 응시 한번만에 거뜬히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상 무학(無學)에 고령임을 생각하면 참으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릴 적 가난과 전쟁 등으로 소학교를 잠시 다니다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안 할머니는 늘 배우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공부를 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어릴 때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죠.언젠가는 나도 꼭 배워야겠다고 생각해왔어요." 2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조그만 사업체를 운영하는 아들 내외와 함께 살아온 안 할머니가 만학에 뜻을 둔 것은 한 TV프로가 계기가 됐다. TV에서 소개된 성인대상의 평생교육시설인 '양원주부학교'를 보고 찾아가 지난 95년부터 3년간 중·고교 과정을 공부했던 것. 이후 검정고시 준비 학원에도 다니지 않고 주로 새벽시간을 이용해 하루 3시간씩 혼자 공부했다는 안 할머니는 "수학이 가장 어려웠지만 평소에 꾸준히 복습을 하고 특히 한자공부를 열심히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