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 명광고] (4) '현대자동차 싼타페' .. 평범한 생활단면 그려

현대자동차 산타페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수출 1년9개월만에 20만대를 돌파,단일 차종으로 최단 기간 최다 수출 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렇다면 값이 싸서겠지?" 우리는 으레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미국 현지의 산타페 평균 판매가격은 2만 달러 정도로 동급의 다른 나라 자동차들과 비슷하다. 이런 산타페의 성공비결로 사람들은 철저한 소비자 분석을 꼽는다. 제품 개발은 연구소에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시작되는 것이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전략의 출발은 늘 소비자의 마음속에 있다. 근육질의 강인한 인상으로 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산타페는 차 안의 컵 홀더도 1.8리터 페트병을 넣을 수 있게 만들 정도로 그들의 생활 스타일을 고려했다. 타깃 역시 전형적인 미국의 중산층 백인으로 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한 것이다. 광고를 보면 이러한 그들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창 밖으로 그저 평범한 미국 중소도시의 거리풍경이 보이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가족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 한 장의 사진 속에 산타페는 창 밖에 등장하고 그저 남편으로 보이는 한 아저씨가 고개를 돌려 차를 보고 있다. "바로 우리 가족 모습이구나,그래 바로 내 차구나"하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다. 2002년형 산타페의 등장과 함께 카피에서는 한 가지 경고를 담고 있다. 지금 이 광고는 당신만 보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산타페의 인기를 반영하듯 구매를 서두르라는 메시지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지난달 현대자동차는 미국 앨라배마에서 현지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울산의 현대자동차 공장보다도 큰 규모로 만들어질 이 공장은 연간 3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주로 현지 시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산타페 스타일의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와 중형 세단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던 "포니"의 감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계 5위의 자동차 회사로 일어서고 있는 "한국의 또다른 이름,현대자동차".이 회사가 만든 차에도 이젠 명차라는 이름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됐다. 양웅 금강기획 국장(크리에이티브 디렉터) woong@diamon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