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전문기자의 '유통 나들목'] 한국판 유니크로 탄생 바라며 (하)

'고품질의 베이직 캐주얼을 시장에서 가장 싼 가격에 제공한다'는 유니크로의 이념을 지난주 소개한 바 있다. 이중에서도 핵심은 '저가격'과 '고품질'이다. 유니크로가 이를 실현해 신화의 주인공이 된 비결 중 첫째는 SPA 방식이다. 의류업체가 자기 실력으로 상품을 기획,생산해 자사 브랜드로 자기 점포에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방식을 채택한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건 물론 아니다. SPA 시스템에는 높은 위험이 뒤따른다. 따라서 경영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성공의 관건이다. 유니크로는 모든 경영자원을 '상품'에 집중해 '판매 기회의 로스'를 없앴다. 더 팔 수 있는데도 추가 발주를 하지 않거나 너무 일찍 가격을 내리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잘못은 대부분 재고 부담 탓에 일어난다. 유니크로 매장은 재고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정확한 수요 예측이 가능한 노하우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야마구치 본사-도쿄 사무소-중국 상하이 공장을 잇는 전용선을 통해 수시로 생산·판매 정보를 교환해 추가로 필요한 상품량,색상,크기를 정확하게 판단한다. 다음은 패션업계 흐름을 뒤집은 '소품종 대량 판매'. 상품 가짓수는 3백여개로 다른 패션업체의 10분의 1이지만 색상과 크기는 엄청나게 풍부하다. 소비자가 마음먹고 매장에 들렀다면 원하는 색상이나 크기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경우는 없다. 한 가지 상품을 대량으로 만든다는 건 비용 감소를 뜻한다. 원부자재 구입 및 봉제비,인건비 등 원가가 대폭 내려간다. 상하이 근교에 있는 60여개 생산공장에 대한 품질관리는 엄격하다못해 냉혹하다. 여기에는 '장(匠)프로젝트'가 뒷받침하고 있다. 직포 염색 봉제 등에서 30년 이상 일한 베테랑 기술자를 투입,중국인 차세대 장인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최근 일본 증시에서 유니크로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매출과 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풍문 때문이다. 그러나 이나이 사장은 "해외시장을 공략해 유니크로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