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腎臟 아니라 뭔들 못주겠어요"..어버이날 딸에게 이식하는 이병숙씨

"딸 아이를 위해서라면 제 신장이 아니라 그 무엇을 주더라도 아깝지 않습니다." 어버이날 신장 한쪽을 사랑하는 딸에게 이식,'어버이의 내리 사랑'을 실천하는 한 어머니가 있다. 이병숙씨(49)는 8일 삼성서울병원 중앙수술장에서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오하영 교수팀의 집도로 만성신부전으로 투병중인 딸 강혜선씨(29)에게 자신의 왼쪽 신장을 떼내 이식하는 수술을 받는다. 98년 초등학교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강씨는 작년 8월말 쉽게 피곤하고 숨이 차며 기침이 자주 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을 찾은 결과 만성신부전 판정을 받았다. 치료를 위해 곧바로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한 강씨는 이같은 자신의 처지가 믿어지지 않았고 계속되는 혈액 투석으로 힘들어하면서 투병생활에 대한 의지는 점점 약해져만 갔다. 결국 병원측은 신장이식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가족들에 대한 조직검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부모와 남동생 모두 강씨에게 신장 기증이 가능했지만 여러가지 상태를 참작해 어머니 이씨의 신장을 이식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의료진이 내린 것이다. 강씨는 변함없는 어머니의 내리사랑에 "아파있는 동안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제 곁을 지켜 주셔서 큰 힘이 됐었는데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어버이날 이렇게 신장까지 내주시니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