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의 경제정책] (1) 성장과 분배 조화 .. "반듯한 경제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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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인천대회를 시작으로 1개월 가까이 진행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은 이회창 후보의 "대세론"을 재확인시켜준 가운데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이 후보는 서울지역 경선(9일)을 이틀 앞둔 7일 열린 충북지역 경선에서 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이 후보는 지난97년에 이어 두번째로 대선후보에 오르게 됐으며 오는12월 "창 대세론"을 앞세워 "노풍"을 일으킨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대권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이게 된다.
이 후보의 경제정책을 시리즈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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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는 철저한 시장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시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원만 해주면 된다는 게 평소 지론이다.
따라서 행정부는 관치경제를 시장경제로 전환시키는 개혁작업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친기업적인 성향이 뚜렷하다.
지난해 관치금융 청산을 강조하며 대기업의 규제완화를 줄기차게 주장한 것도 이같은 소신에 따른 것이다.
◆"성장이 복지를 살리는 길"=이 후보는 '경제성장'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성장의 길이 바로 일자리를 만드는 길이요,복지를 살리는 길"이라는 논리다.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역사적 과제는 경쟁력을 강화해서 또다시 고도성장을 이어나가는 것"이라며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분배와 복지를 유달리 강조하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시각을 달리하는 대목이다.
이 후보는 "20년 앞을 내다보면서 매년 6% 이상 성장할 수 있도록 경제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말한다.
그는 "고도성장의 열망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며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훨씬 높았을 때도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도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인재양성과 과학기술 혁신에서 새로운 성장의 엔진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반듯하고 경쟁력 있는 사람을 기르는 교육,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혁신에 우리 경제의 사활을 걸겠다고 역설한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해 "교육투자는 GDP의 7%,기술혁신을 위한 연구개발투자는 GDP의 3%를 목표로 과감한 투자하겠다"고 말한다.
그는 "성장의 열매를 일자리와 따뜻한 복지를 위해 투자하겠다"고 말한다.
경제성장,일자리창출,따뜻한 복지가 삼위일체를 만드는 활기찬 경제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구체적으로 "18세부터 60세까지의 청년실업자와 중장년 실업자를 교육정책으로 포용하기 위한 '뉴스타트(새출발 정책)'정책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한다.
◆법과 원칙의 지배=이 후보는 평소에 "부정부패 정경유착 특혜금융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속에서 성장의 활력이 샘솟는 시장경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는 특히 "시장경제의 근본을 지키기 위해선 법의 지배가 필수요건"이라며 "시장경제는 게임의 룰이 확립돼 지켜지는 환경에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역설한다.
또 노사안정과 산업평화 달성을 위해 정부는 공정한 심판자와 조정자의 위치를 고수해야 한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이 후보는 또한 '정치적 리더십'의 중요성도 역설한다.
"흔히 정치논리가 경제를 좌우해서는 안된다고 얘기하지만 경제가 경제논리대로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 정치적 리더십의 힘이다" "경제주체를 비롯한 전 국민의 힘을 결집하는 것 역시 정치적 리더십"이라는 게 그 골자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