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중심 외국인자금 밀물 .. 국가 신인도 향상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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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이 14개월 만에 회복세로 접어든데 이어 외국인직접투자(FDI)도 견조한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 등 성장잠재력 확충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경기 상승세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재현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출과 외국인투자가 동시에 상승하는 것은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인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직접적인 투자지원 확대는 물론 외국어 교육과 생활환경 개선 등 실질적인 제도 선진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 '밸류 코리아' 주목받는다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기업.금융 구조조정으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A'로 회복되는 등 대외 신뢰도가 높아진 것이 투자 회복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제주도 국제자유도시 개발 등 지자체의 적극적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유치 활동과 지속적인 투자제도 개선으로 외국인의 기업환경도 크게 좋아지고 있다.
특히 다국적기업 아시아지역본부 유치사업과 동북아 비즈니스센터 프로젝트 등 획기적인 투자활성화 방안도 외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 서비스 투자 많아졌다 =1∼4월중 FDI를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이 지난해 13억8천8백만달러에서 올해 20억1천1백만달러로 44.9%나 증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5%에서 73.2%로 높아졌다.
반면 제조업은 5억2천4백만달러에서 7억3천7백만달러로 40.6% 늘어 비중이 27.4%에서 26.8%로 낮아졌다.
세부 업종별로는 금속이 미국 AK캐피털의 한보철강 인수(4억달러)로 지난해 5백만달러에서 올해 4억5백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부동산업도 스타타워 매각(1억달러)으로 2배 증가했고 의약(바이오)은 미국 벡스젠의 국내 에이즈 백신 생산공장 설립으로 3배 늘었다.
지역별로는 미국으로부터의 투자가 지난해 4억1천6백만달러에서 올해 14억5천5백만달러로 2.5배나 늘어나면서 전체 투자 실적의 52.9%를 차지했다.
◆ 전망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자동차 인수 본계약이 체결되고 한전의 화력발전 자회사 매각이 본격화됨에 따라 하반기중 대규모 외자 유치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대기업과 금융회사 구조조정에 따른 대형 매물도 속속 나올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올 FDI는 1백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산자부는 내다봤다.
그러나 양대 선거 등 국내 정치 불안과 이를 틈탄 노동운동의 격화 가능성은 여전히 외국인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