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003 추.동 SFAA 서울컬렉션] 낭만.자연.민속을 말한다

국내 최고의 패션그룹 SFAA(서울패션아티스트 협의회)가 주최하는 "2002/2003 추.동 SFAA 서울컬렉션"이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이번 컬렉션에는 진태옥 설윤형 손정완 박항치 홍승완씨 등 정상급 디자이너 및 신진 디자이너 23명이 올 가을 겨울 옷을 선뵌다. 디자이너 박윤수씨는 "더이상 패션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찾아낼 수 없을 만큼 다양해지고 있다"며 "굳이 꼽자면 낭만주의 자연주의나 민속의상에 관한 관심이 공통분모"라고 설명한다. 이번 컬렉션의 경향과 무대에 오를 옷들을 미리 만난다. #낭만,자연,복고 올 가을 겨울에는 봄 시즌 패션가를 휩쓸었던 로맨티시즘이 이어지되 그 달콤함이 한숨 누그러지리라는 게 디자이너들의 예상이다. 낭만적인 분위기는 살리면서도 대신 목가적인 소박함과 유목민적인 자유로움이 강력하게 대두됐다는 것.루비나씨는 "휴식"이라는 주제를 택했다. 가죽 울 모피 저지 등 천연소재를 일일이 손으로 마감해 자연스러움을 살렸다. 박재원씨도 펠트 벨벳 실크를 사용해 자연을 향한 동경을 표현했다. 70,8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복고풍도 여전한 인기.박항치씨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테마 아래 보헤미안과 집시의 자유로운 정서를 옷으로 풀어냈다. 남성복 디자이너 장광효씨는 80년대풍의 장식적인 미학을 추구하며 깅엄 체크셔츠 등을 선보인다. 이상봉씨도 기계문명에 반기를 들며 과거를 향한 그리움을 섬세한 수작업을 통해 드러냈다. #부조화의 조화-믹스 앤 매치 극과 극이 만나 극적인 멋을 낸다. 새로운 멋을 이질적인 소재나 질감을 서로 어울리는 "믹스 앤 매치"도 공통적으로 눈에 띤다. 설윤형씨는 "천국의 이방인"을 주제로 내걸었다. 기성복이면서도 맞춤 느낌이 강한 옷들을 준비했다. 최연옥씨는 현대미와 복고미,남성미와 여성미등 대조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어울린 옷들로 "일탈"을 표현했다. 한혜자씨는 관능적이면서도 활달하고,우아하면서도 활동적인 이브닝룩을 제안했다. 주목받는 신예 홍승완씨는 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고교생들의 "프레피룩"을 변주했다. 단정하고 클래식한 옷을 마구 입은 듯 자유롭게 스타일링했다. #낯선,신비로운;에스닉 열풍 아프리카 남미 스페인에서 영감을 얻은 이국적 스타일,이른바 에스닉풍은 전세계 디자이너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존 갈리아노 등 세계적 디자이너들도 컬렉션마다 에스닉한 느낌이 물씬한 의상들을 올리고 있다. 국내도 다를 바 없다. 박윤수씨는 십자수로 놓은 동양적인 꽃문양이나 봉황을 활용해 독특한 느낌을 냈다. 박동준씨는 아프리카에서 디자인의 원형을 찾았다. 신장경씨는 50년대와 70년대에서 빌려온 다양한 스타일을 엮어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