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佛社들 주총선물 '고민'


유로 디즈니 주총이 열리는 파리 근교의 디즈니랜드호텔 입구,주총 입장을 기다리는 초등학생들이 줄을 서 있다. 이들이 주총을 견학왔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주총 기념품을 얻기 위해 소액주주 부모들을 따라 온 어린이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월간지 카피탈은 매년 기업들이 주총선물 준비로 골치를 앓는다고 보도했다.


기업당 평균 주총예산은 약 1백만유로.이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3천∼5천명이 입장할 수 있는 대형 행사장 대관료와 장비 대여료다.이와 함께 주총 기념품 예산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기념품 비용이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넘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는 유럽의 다른 나라와 달리 주총 때 소액주주들에게 후한 선물을 하는 게 전통이다.


몇해 전만 해도 주총 참석자들에게 교통비 명목으로 현금봉투를 나눠준 업체도 꽤 있다.


2∼3년 전부터는 주총 기념품을 우산이나 볼펜,열쇠고리 등으로 대체하는 기업이 느는 추세지만,아직도 큰 선물을 하는 업체들이 많다.
소액주주들의 선물 기대가 워낙 커 하루아침에 바꿀 수가 없다.


유리 전문생산업체인 생고뱅은 자사제품 병 속에 담긴 포도주 세트를 선물한다.


페르노-리카르 주류회사는 매년 고급술 두병을 나눠준다.
식품업체 다논은 종합선물세트를 준다.


심지어 주식 배당금보다 더 많은 가치의 기념품을 주는 기업도 있다.


세계적 명품그룹 LVMH는 지난해 80유로(8만원)가 넘는 고급 샴페인을 선물했다.


매년 주총 때가 되면 주총선물 전문 사냥꾼이 등장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여러 기업의 아주 소규모 주식을 가진 퇴직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각 업체의 주총 프로그램을 상세히 분석해 정보를 교환한다.


주총 행사장소에서부터 기념품 가치, 그리고 행사 후 칵테일 리셉션 유무까지 챙긴다.


지난 해 LVMH를 비롯한 몇몇 기업은 비용이 너무 드는 주총 기념품을 없애자는 안건을 주총 투표에 붙였다.


결과는 95% 이상 반대였다.


누구도 자신의 선물만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아직도 프랑스에서는 '선물 없는 주총'은 상상할 수 없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