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처럼 모십니다 .. 모든 자산 1 대 1 관리.상담

삼성증권의 서울 청담동 FN아너스클럽지점. 문을 열고 들어서면 단정한 차림의 리셉셔니스트(receptionist)가 고객을 맞는다. 증권사 지점이지만 시세판이 없다. 바닥에는 특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최고급 대리석과 카펫이 깔려 있다. 고객 상담실은 서로 다른 풍(風)의 스타일로 꾸며져 있다. 모던한 느낌을 주는 메탈릭(metalic) 장식의 방이 있는가 하면 차이나풍,중세 고궁풍도 있다. 이 지점은 지난 2000년 3월 문을 열었다. 현재 관리자산이 5억원 이상인 고객만 1백16명. 지점에서 작성되는 모든 분석보고서는 각 개인의 성향에 맞춰 전담 웰스매니저(wealth manager)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삼성증권은 서울파이낸셜센터와 스타타워(옛 I타워)에도 이같은 FN아너스지점을 운영 중이다. 요즘 은행과 증권업계에는 이같은 VIP전용 PB(프라이빗 뱅킹) 점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하나골드클럽, 한미은행의 로얄프라자, LG투자증권의 골드넛멤버스, 동원증권의 마제스티클럽, 대우증권의 씨저스클래스지점, 현대증권의 코엑스오피스 등이 모두 이런 부류다. 이들 VIP전용 점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금융자산관리만이 아니다. 증여 상속 등 세금문제나 법률분쟁,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이 나서 1 대 1 상담을 해주고 있다. LG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골프나 이민.유학정보, 개인금고, 패션쇼 초청장 등도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VIP 점포의 고객은 일반 점포와 철저하게 차별화돼 있다. 한미은행의 로얄프라자는 일반고객들이 외견상 한미은행 점포라는 걸 알 수 없게 돼 있을 정도다. 간판에 '한미은행'이라는 단어가 없고 그저 '로얄프라자'라고 적혀 있을 뿐이다. 은행 예금액이 1억원 이상인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초청장을 보내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VIP 고객의 기준도 갈수록 상향조정되는 추세다. 하나은행의 하나골드클럽은 은행 예금 5억원 이상인 고객만 상대하고 있다. 올 3.4분기중 서울 강남 지역에 PB점포를 개설할 신한은행은 예금액이 10억원 이상인 거액 자산가만을 대상으로 금융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이 점포의 고객들을 위해 전용 금융상품을 개발중이다. 또 신한증권 신한투신운용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자체 금융정보지를 제작, VIP 고객에게만 독점적으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하반기중 금융자산 1백만달러 이상의 고객을 위한 VIP 전용 지점을 1개 이상 신설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제공하고 있는 PB서비스는 부유층 고객을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보다 친절하게 모시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국민은행의 VIP 지점은 자산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관리해 주는 '집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박민하 기자 sskiss@hankyung.com